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가 벤처캐피털업계에 새로운 활력소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출범한 스팩 20개 가운데 13개에 벤처캐피털업체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상장(IPO) 이외에 마땅한 자금회수 대안이 없던 벤처캐피털업체 입장에서는 스팩을 통한 인수합병(M&A)이라는 새로운 자금회수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스팩에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참여함으로써 자금회수 기회가 늘어나고 이 자금이 벤처 재투자로 이어져 선순환적 벤처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벤처캐피털은 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시장이 있어야 투자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표적인 회수 수단인 주식 상장은 창업 이후 평균 10년이 걸린다. 자금 회수에 10년이 걸린다면 벤처캐피털은 창업벤처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M&A를 통한 상장으로 자금 회수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스팩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스팩과 합병을 통한 상장은 상장비용 절감과 소요시간 단축 등 부담이 크게 줄어 국내 중소 IT업체들도 고려해볼 만한 사안이다. 미국은 2003년부터 스팩이 활성화되기 시작해 2008년 9월 기준으로 전체 IPO 건수의 54%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M&A를 통한 중간 회수시장이 없어 초기 벤처는 투자가 거의 전무하다. 지배구조 문제, 최고경영자(CEO)의 자력 성장 고집과 기업매각에 대한 불명예 인식, 적대적 M&A에 대한 부정적 정서, 타 조직원에 대한 배타성 및 신뢰부족 등 M&A시장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국내 증권계에 불고 있는 스팩 활성화가 벤처자금 투자 및 회수시장에 선순환적 고리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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