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의존도 체계적 관리 필요하다

 우리나라 지난해 무역의존도가 80%대를 넘어서면서 2년째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무역의존도가 90%대를 넘은 지난 2008년보다 조금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까지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80%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008년은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내수가 크게 위축된 특수 상황이다. 일본의 무역의존도가 22.3%, 미국이 18.7%, 중국이 45.0%라는 점을 보더라도 82.4%에 이르는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는 너무 높은 수준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은 내수 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가 호황일 때는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남유럽발 충격 등 대외 악재가 연달아 터질 때는 경제 전반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상황과 환율같은 외부 변수로 인해 우리 경제 전체가 한순간에 휘청거리면서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슬로바키아·헝가리·체코 등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대부분이 급격한 세계 수요감소로 경제 전반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경제 구조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국내시장 규모다. 국내 구매력이 높아 질 수 있도록 내수시장을 확충하는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수출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소비 및 투자 제약 요인을 개선하고 교육 및 의료 분야의 진입규제 완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시장을 확대하는 정책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이 기침하면 캐나다는 감기 걸리고, 멕시코는 몸살나고, 한국은 몸 저 누워버린다’는 속설이 실제 상황이 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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