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숙원 과제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사업이 2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세종시를 ‘교육과학도시’로 규정하고 ‘세종국제과학원’을 주축으로 한 과학벨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이 사실상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입법화가 미뤄지면서 세종시를 전제로 한 과학벨트법 수정안 역시 앞날을 기약하기 힘들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과학벨트 사업이 현 정권 내에 현실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과기계 대표 단체들이 최근 과학벨트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등 대형연구시설이 들어설 과학벨트가 국내 기초과학 연구의 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벨물리학상의 20%가 가속기 기반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미국·영국·EU 등 선진국에서도 가속기는 대형연구시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교과서를 바꿀 만한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시도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세계적인 대형 기초연구 시설을 바탕으로 한 과학벨트가 그 첫 번째 도전이다. 그동안의 선진국 모방 전략에서 벗어나 기초역량에 기반한 창조적 성장을 위해 과학벨트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할 미래 신성장동력의 중심축을 세우는 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과학벨트 조성이 정치의 바다에서 계속 표류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이번만큼 정부가 과감한 결단을 통해 ‘MB정부에서 과학기술은 없다’는 오해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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