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내년 초 세계 최대 면적인 5세대급(1100×1250㎜)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투자에 나선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AM OLED 패널 시장에서 지금까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4세대(730×920㎜) 라인을 가동하며 양산 경쟁력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려 왔다. 과거 반도체에 이어 LCD에 이르기까지 주요 소자 산업에서 LG가 역대 처음으로 삼성보다 앞선 차세대 투자를 단행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는 오는 2011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내년 3월께 5세대급 AM OLED 설비를 발주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신규 투자하는 5세대 AM OLED 라인의 생산 능력은 투입 원판 기준 최다 월 4만장 규모다. 5세대 기판은 장당 15인치 TV용 AM OLED 패널 15장, 17인치 모니터용 패널 12장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당초 4세대 혹은 5세대 투자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민했으나 최근 4세대를 건너뛸 것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소자 산업 사상 처음 디스플레이 분야 차세대 투자 경쟁에서 LG가 삼성을 추월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AM OLED 패널 업계에서 5세대급은 최대 면적 생산 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는 것은 AM OLED 시장만큼은 삼성에 대한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를 넘어서 ‘퍼스트 무버(시장 개척자)’가 돼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SMD는 총 312만개 규모였던 전 세계 AM OLED 시장에서 출하량 290만개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90%를 돌파, 사실상 ‘SMD 천하’를 구축했다. SMD는 충남 천안 탕정 공장에서 4세대급 AM OLED 패널을 원판 투입 기준 월 2만장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반면에 LG디스플레이는 현재 AM OLED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AM OLED 시장에도 실력이 있을 때 진출하겠다”면서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능력을 키워갈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LCD 시장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에서 AM OLED 사업을 전폭적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년도 AM OLED 양산 투자 규모에서 LG가 삼성을 넘어설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세대 AM OLED 투자 여부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시장이 성숙도에 맞춰 양산 투자를 적기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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