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핵심기술 유출로 지난해 79조원의 손해를 봤다. 국가예산 220조원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피해금액은 해마다 늘고 있다. 기술 유출만 완전히 차단해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 같은 기업을 3∼4개 배출하는 효과를 거둔다. 기술 유출은 기술우위 우리 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갉아먹는 독버섯 같은 존재다. 기술 유출을 막으면 피해금액 79조원이 고스란히 기업과 국가의 순익으로 돌아온다. 기술 유출을 막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경쟁국들은 우리나라의 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기술을 집중적으로 채집 중이다. 최근 5년간 전기전자 분야에서 76건, 정보통신 분야에서 23건의 기술이 해외로 빠져 나갔다. 전체 기술유출 156건 중 63.4%(99건)에 이른다. 우리의 전기전자·정보통신 기술이 산업스파이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기술 유출을 막는 것은 기업을 살리고, 국익을 유지하는 일이다.
정부 태도는 안일하기만 하다. 고작 18억원에 불과한 정부의 기술유출 방지 관련 사업 예산을 반토막냈다. 내년이면 연간 100조원에 이를 기술 유출 피해를 기업차원에서 막고 기술 유출 실태조사 및 기업 시스템 구축 지원사업, 교육사업에 쓰이는 ‘쥐꼬리’만 한 예산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을 ‘중복’이라는 이름으로 거세한 것은 정부 예산 심사가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방증이다.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정부 재원을 아껴야 한다. 하지만 아낄 것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한다. 산하기관의 방만한 예산, 선심성 예산은 잘라야 하지만 연간 100조원에 육박하는 기술유출을 막겠다고 하는 긴요한 예산은 늘려야 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전담기구를 만들고, 대한민국 기술을 도둑질하는 산업스파이를 잡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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