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파트형 공장 이름만 바꿔선 안된다

 정부가 산업단지와 아파트형 공장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산업단지와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이름이 첨단 IT, 융합, 녹색성장등 다양한 산업군을 아우르지 못한다는 입주기업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10여년간 중소벤처기업의 사무실은 연구개발과 비즈니스가 하나로 이뤄지는 곳이었다. 첨단 기업이 모여 21세기형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는데, 정부와 제도권에서만 이곳을 산업단지, 아파트형 공장 등으로 불러왔다. ‘아파트형 공장’과 산업단지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자는 정부의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아파트형 공장’은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의거, 건물 하나에 다수의 공장이 동시에 입주한 다층형 건물을 일컫는다. 저렴한 가격에 자기 사무실을 갖겠다는 중소벤처기업 수요가 늘면서 G밸리를 중심으로 ‘아파트형 공장’ 타운이 형성됐다. 테헤란, 대덕 밸리에 이어 최근의 ‘IT 기업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아파트형 공장은 저임금에 고강도 노동을 구현하는 공장문화가 아니다. 이곳은 창의적인 연구개발과 비즈니스가 한곳에 모여서 이뤄지는 융·복합 공간이다. 대기업 못지않게 흑자를 내는 알토란 같은 기업도 많다. 또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관련 부문 세계 1위를 달리는 매출액 1000억원을 넘은 기업도 이곳에 포진해 있다.

 정부의 명칭변경은 앞으로의 미래 신성장을 담보할 핵심 산업군들이 모인 곳,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의 자부심을 살릴 수 있는 이름으로 바뀌어야 한다. 동시에 단순한 명칭 변경에서 벗어나 21세기형 기업 지원체계를 담은 비즈니스 전문 지역으로 특화돼야 한다. 관주도 중심의 지원체계에서 벗어나 해당 지역의 자율성과 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넘치는 곳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싱가포르는 비즈니스 파크로 이미 변신했다. 이제 우리나라 차례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