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민족감동은 IT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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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달포간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 장애인 및 고아를 대상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교육봉사를 했다. 봉사활동 중 장애고아들만 돌보는 특별한 분을 만났다. 이분 스스로 빨치산의 후예라면서 일제 만주독립군 장군들의 기념관을 갖추고 있는 조선족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인민대표였다. 이분의 말씀은 “남과 북이 다투지 말고 후손을 위해서라도 민족통일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리고 8월 말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정부 주최로 자치수도인 옌지시에서 제4차 한중IT(옌볜)포럼 및 국제전시가 개최됐다. 주제는 ‘문화창의’로서, 한중협력을 통한 애니메이션 및 게임 산업 육성에 자치주의 미래를 걸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제13구단인 옌볜 e스포츠구단 창단’ 방안에 대해 기조강연을 했다.

 옌볜자치주가 콘텐츠산업에 목적을 둔 이유는 한중경제, 문화교류의 광범위한 발전과 새로운 두만강 지역개방의 거센 물결과 더불어 옌볜은 중국 동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중국·한국·조선·일본·러시아를 연결시키는 주요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글로벌시대에 옌볜의 특수한 역사, 문화, 지리, 언어적 장점으로 한국·일본과 IT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점차 동북아지역 IT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동북아지역 IT기업의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중 SW산업단지를 건설해서 IT분야의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한편, 국제전시장에는 북한이 개발한 다양한 SW제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주로 생체인증기술(지문, 홍채, 음성, 얼굴식별), 기계번역, DRM, 영상처리기술 등 패키지 형태로서 자체개발보다는 주문을 받아 개발한 제품이다. 제품에는 ‘중국과 일본기업의 SW주문개발, 공동개발, 공동연구를 희망하며 품질, 개발기간, 개발비 측면에서 주문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명시돼 있다. 중국에 파견 나온 북한 개발인력을 면면이 살펴보면 IT영재에 가까운 인재들이다. 이들은 초·중·대학교를 거치면서 0.1%에 해당하는 인재여서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2008년에 4회가 발간된 북한 ‘정보과학’ 연구논문지를 살펴보니, 주로 수학적 알고리듬을 개발해 프로그램 실험결과까지 거쳐야 논문으로 가치를 인정하며 논문지에 싣고 있다. 이 사실만 보아도 북한은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기초실력의 우수성이 인정된다. 또 중국단둥과 옌볜에서 북한 SW개발자들이 프로그램에 몰입해 주말도 없이 밤을 새우며 SW를 개발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그러므로 수학물리 기초지식이 튼튼한 인재들이 IT분야에 개발자로 있다는 것에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

 통일 정책의 핵심은 경제협력이 돼야 한다. 북한에 조건 없이 지원하는 것은 자생력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돕는 방법은 일거리를 만들고 한국과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전략에는 북한의 젊은이들이 배운 IT를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적 번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면 사고의 개방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동포애 인류애라는 측면에서 북한 인재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북한 인재들에게 다양한 사상과 주의가 공존하고 있으며 사상의 자유가 높은 창의를 가져오게 한다는 점을 알게 해야 한다, 민족의 미래와 평화 번영의 본질적 원동력은 한민족 전체의 민족감정과 민족의 유대가 됐을 때 통일이 된다. 남북한 젊은이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해 세계에서 호평을 받는 IT가 만들어지면 민족감동이 일어날 것이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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