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면 좋겠다”는 결혼조건이 이제는 난센스다. 고아를 돕겠다고 집에 있는 아이를 고아로 만드는 엄마가 있고, 세계 경제를 살리겠다고 집안 경제를 말아먹는 아빠가 있다. 겉모습과 속모습은 같지 않다. 겉으로는 반듯한데 맞바람을 피는 부모에게서 자란 사람일 수도 있고, 겉으로는 조각난 것 같은 이혼 가정이지만 반듯한 조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일 수도 있다. ‘반듯한 가정’이 형식인지, 내용인지 미심쩍다.
다양한 세상에는 다양한 가족이 있다. 돌싱(돌아온 싱글), 싱글맘, 딩크족, 별거족, 입양가족, 이혼가족, 다문화 가족, 혼전 동거 등 사람 사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같을 수도 없다. 아빠는 신문 보고, 엄마는 앞치마를 두르고, 딸 아들은 TV를 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삽화 같은 가정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제 더 이상 결혼하면 별수 없는 출가외인도 아니고 결혼만이 유일한 어른이 되는 비결도 아니다. 개인의 삶에도 다양성이 존재한다. 결혼 안에서도 자유를 추구할 수 있고, 결혼 밖에서도 삶을 추구할 수 있다. 이제 혈연이 아니어도 묶여 살 수 있고 선택적으로 가족을 만들 수도 있다. 영화 ‘가족의 탄생’을 보면 피 한방울 안 섞인 색다른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함께 삶을 지켜낸다.
맨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였던 개그맨 얼굴도 자꾸 보면 친근하다. 맨 처음에는 촌스럽던 ‘별다방’도 자꾸 듣다 보면 귀에 익는다. 새롭게 나타난 가족의 형태도 지금은 낯설지만 익숙해질 것이다. ‘반듯한 가정’이라고 테두리를 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를 인정하고 열어두자. 가정을 피로 묶인 피할 수 없는 선언적인 운명으로 족쇄를 채우기보다, 느슨하지만 강한 사랑의 공동체로 열어두자. 가정은 제도가 아니라 사랑이다. 가족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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