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새차교환은 `언감생심`

  지난달 22일 현대 제네시스쿠페 새 차를 구입한 최 모씨는 인도받은 당일에 굉음과 함께 RPM이 6000∼7000까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 현대차 서비스센터에 입고했다. 하지만 서비스센터 측은 현재 동일 증상이 재연되지 않는다며 차량에 이상이 없다는 확인서를 발부하겠다는 입장.

최 씨는 “AS가 쉽다는 이유로 국산차를 구입한 것을 후회한다”며 “이 상황까지 오니 환불해 수입차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출고한 새 차에 문제가 발생, 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문의가 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소비자의 문제 제기에 적절한 보상을 취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현대 아반떼를 구입한 황 모씨는 차가 출고되자마자 R(후진)과 N(중립)사이의 기어가 변속되지 않아 AS센터에 입고했다. 역시 아반떼를 구입한 박 모씨는 차량을 인도받고 임시번호판으로 아직 운행을 안 하고 주차만 해놓은 상태. 박 씨는 시트커버를 구입할 요량으로 뒷쪽 시트의 비닐을 벗겨보니 얼룩이 있었다. 유 모씨는 아반떼 구입 다음날 사이드미러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 귀에 거슬리는 소음으로 차량 교환을 요구했지만 현대기아차 측으로부터 중대결함이 아닌 경우는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김 모씨는 신형 산타페를 구입한지 불과 10일 만에 고속도로에서 엔진과열 증상으로 멈춰서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김씨는 “함께 탄 가족이 사고를 당하지 않은 것만도 고맙게 생각한다”며 “현대 자동차는 이제껏 아무 소리도 없고 미안하다고 하는 긴급정비반의 말이 전부”라고 말했다.

고급 차량도 예외는 아니다. 무려 3000만원이 넘는 그랜져TG2.7을 구입한 또 다른 김 모씨는 출고한 지 한달 반 만에 미션을 교환해야 했다.

이경희 자동차시민연합 간사는 “국내에서는 새 차를 인수한 다음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소비자가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로선 신차가 발표되면 곧바로 사지 말고 당분간 반응을 본다든가 문제 발생이 적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정도의 대안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해 말 작성한 자동차 제작사 관련 피해 구제 접수 통계에서도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180건과 137건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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