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리뷰] 옷장 비우려다 또 샀다…'무신사 유즈드'

최근 체중이 부쩍 늘면서 못 입는 옷이 쌓였다. 허리가 맞지 않는 바지, 몸에 끼는 셔츠, 유행이 지난 의류들이다. 버리기에는 아깝다. 그렇다고 중고 거래를 하자니 사진 촬영, 가격 책정, 구매자와의 채팅까지 생각만 해도 귀찮다. '사진도 안 찍고 중고 의류를 판다'는 '무신사 유즈드'가 떠오른 이유다.

무신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유즈드 중고 판매 신청하기'를 눌렀다. 며칠 뒤 '유즈드백'이 배송됐다. 더 이상 입지 않을 옷들을 골라 유즈드백에 꾹꾹 눌러 담았다. 다시 앱에서 회수 희망 날짜를 선택하고 현관 앞에 내놓으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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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유즈드 '유즈드백'에 더 이상 입지 않을 옷 22벌을 담았다.

이후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택배기사가 지정한 날짜에 방문해 유즈드백을 수거했다. 내가 직접 옷을 담을 상자나 봉투를 구하거나, 따로 배송비를 부담할 필요도 없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모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검수에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애초 7영업일 이내 검수가 완료된다고 안내받았지만, 실제로는 10여일이 지나도 '검수 중' 상태가 유지됐다. 고객센터에 두 차례나 문의한 이후에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량이 몰리면서 검수가 늦어진 듯했다.

결과는 냉정했다. 무신사로 보낸 22벌 가운데 10벌은 오염이나 손상 등의 이유로 판매 불가 판정이 나왔다. 해당 의류들에 대해서는 일괄 정산 방식을 택했다. 돌아온 금액은 무신사 머니 2800원. 큰돈은 아니었지만 버릴 뻔한 옷에 값이 매겨졌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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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유즈드 센터에 입고된 22벌 가운데 10벌이 판매 불가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2벌은 이후 실제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하의 한 벌을 팔았다. 정산 금액은 1만4380원. 잠자고 있던 옷 한 벌이 점심값 이상 가치를 만든 셈이다.

구매자로도 변신해 봤다. 평소 관심이 있던 브랜드를 검색한 결과 가성비 넘치는 상품을 발견했다. 사이즈를 확인한 뒤 바로 주문 버튼을 눌렀다. 중고의류는 재고가 단 한 벌밖에 없기 때문에 속도와의 싸움이다.

받아본 제품은 예상보다 훨씬 깨끗했다. 눈에 띄는 오염이나 사용감도 거의 없었다. 일반 중고거래에서 종종 겪는 '사진과 다른 상태'에 대한 불안도 적었다. 무신사의 직접 검수와 양품화 과정을 거친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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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유즈드 메인 화면

구매 경험이 만족스럽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시 유즈드 메뉴 찾는 자신을 발견했다. 다른 브랜드 바지는 없을까, 괜찮은 셔츠는 없을까 계속 둘러보게 된다.

무신사 유즈드의 장점은 분명했다. 판매 과정의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고 구매자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중고 의류를 살 수 있다. 다만 실제로 판매가 성사되기까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반면에 구매는 놀라울 정도로 쉽다.

옷장을 비우기 위해 시작했지만, 어느새 또 다른 옷을 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리커머스의 선순환인지, 또 다른 소비의 시작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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