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이 나던 날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CIO 바통을 넘겨받은 지춘우 신임 전산정보국장(54). 인터뷰에 앞서 축하 인사를 건네니 지 국장이 정색하고 기자에게 대답했다. 1981년 한국은행 입행 후 지난 28년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전산정보국에서 보낸 금융IT 전문가에게도 한국은행 CIO는 쉽지 않은 자리인가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이고, 한국은행 전산정보국은 우리나라 금융 IT인프라의 근간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의 수장을 맡았다고 해서 기쁨이 앞선다면 천하에 둘도 없는 강심장이거나 낙관론자,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지 국장은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는 전산정보국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며 책임감이 앞설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지 국장은 한국은행 CIO로서 무엇보다 필요한 기술을 적시에, 안정적으로 도입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한국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라 최신 기술을 빨리 도입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타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을 도입하되, 한국은행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춰 늦지 않게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한국은행 CIO로서 겪을 고민이 많다고 해서 전산정보국 직원들에게까지 무조건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들게 할 생각은 없다. 지 국장은 무엇보다 전산정보국 직원들이 ‘IT맨’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힘쓸 계획이다.
그는 “비단 한국은행뿐 아니라 어떤 기업이나 기관이든 IT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잦은 야근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후선 지원부서라는 선입견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피로로 힘들어한다”며 “이들이 보다 보람차게, 더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 국장은 성과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직원들과 더 많이 대화할 생각이다. 이미 지 국장은 지난달 말 발령 이후 팀별로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애로사항을 듣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있다.
지 국장은 “올 연말이면 5년 주기로 수립하는 한은 정보화전략계획(ISP)의 제8차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며 “그때까지 내부적으로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한은 IT서비스의 또 다른 발전 기반을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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