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팔리는 방송 제작용 고화질(HD) 모니터 10대 가운데 2대는 우리 회사 제품입니다.”
이경국 티브이로직 사장(50)은 방송제작용 HD 모니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신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 분야에서 국내시장의 90%, 세계시장의 20%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보기술(IT)강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지만 유독 방송장비에서 만큼은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방송장비시장 전체에서 국산 제품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방송장비 가운데 HD모니터에서는 국산 제품이 강점을 보이고 있고 그 중심에는 티브이로직이 있다. 제작용 모니터는 방송장비 가운데 수요가 가장 많은 품목 가운데 하나다.
이 사장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업체가 CRT 방식의 아날로그 모니터에 집중할 때 우리는 이미 LCD를 이용한 HD모니터 개발에 나섰다”며 “이 결과 HD모니터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인지도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날로그 제품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세세한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지만 디지털 장비는 단기간에도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난다는 특성을 적극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KBS기술연구소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등을 중심으로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는 시점에 맞춰 HD모니터를 아이템으로 창업했다. 좋은 아이템으로 적기에 사업을 시작했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티브이로직은 50여명의 적은 인력이지만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70억원의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HD모니터 단일 품목만을 생산하면서도 2002년 창업이후 해마다 100∼50%의 높은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 제품의 강점에 대해 이 사장은 “개별 패널의 특성에 따라 구현되는 색감이 차이나는 것을 일일이 잡아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일괄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생산업체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티브이로직 HD모니터는 유명한 글로벌 업체에 비해 비싼 가격임에도 해외 방송사에서 선택되는 일이 많다. 벨기에 국영방송사인 VRT의 제품 테스트에서 티브이로직은 경쟁제품 4개 가운데 가격에서는 최하점을 받았지만 월등한 기술점수를 받아 납품업체로 선정된 것 등이 일례다. 회사가 꾸준한 성장세지만 이 사장는 구체적인 코스닥 상장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을 통한 회사의 여유자금이 충분하고 아직까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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