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국기헌 기자=“아프리카를 다니다 보면 자주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사람이 한번 태어나 죽는데 이렇게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집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북한의 기아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세요.”(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방송통신 협력과 글로벌 미디어 그룹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방미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7일(이하 현지시간) 반기문 총장과 인류애를 공유하는 등 짧지만 유쾌한 만남을 가졌다. 면담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0분간 유엔 사무실에서 유엔 사무처 직원과 방통위 관계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반 총장은 이날이 ’언론자유의 날’임을 상기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분쟁지역에서 박해를 받는 언론인이 140여명에 달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내에 있으나 국외에 있으나 언론과의 관계는 피할 수 없다”며 “수백 명에 이르는 유엔 출입기자들을 일일이 상대하려면 특정 지역의 세세한 일까지 잘 알아야 하는데 때로는 기자의 질문에 막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기아 문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필요성을 주문한 최 위원장의 질문에 반 총장은 “북한이 대놓고 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유니세프 등 제3자인 국제기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양쪽의 명분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애초 15분으로 잡혀 있던 면담시간을 초과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면담 내내 이어졌다. 방통위는 방미 전에 최위원장과 반 총장의 만남을 추진했으나 유엔 측으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해 두 사람의 만남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 위원장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유엔 측에서 면담할 수 있다는 연락이 오면서 극적으로 만남이 성사됐다.
두 사람은 교감도 나눴다. 최 위원장은 “반 총장은 5천년 한민족 역사가 낳은 큰 인물이라 긍지를 느낀다”고 치켜세우자 “언론에서 과장해서 그렇게 느끼시는 것이지 저는 국제기구의 책임자일 뿐”이라며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반 총장은 “최 위원장이 최근 워싱턴에서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가난한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지며 감동을 느꼈다”며 “한국 국민이 정신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국제사회 지위를 감안해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유엔 사무처 직원들이 밑줄을 그어가며 한국의 유엔 분담금 체납 관련 사실을 보고한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이 미국,일본,독일에 이어 유엔 분담금 체납액이 4번째로 많은 만큼 한국 정부의 조속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강조하자 최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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