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역기능만 봐선 안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20일 결국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1월 초 박씨가 구속될 당시부터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놓고 온오프라인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한편에선 그가 현 정부 경제 실정의 희생양이라고 말했고 다른편에선 익명성 아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흘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어쨌든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인터넷에서 국가 안보나 국민정서에 반하지 않는 의견을 문제 삼아 구속까지 시킨 것은 공권력의 남용이라는 게 네티즌의 대체적인 정서였다.

 이날 판결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 5단독 유영현 판사는 판결문에서 ‘인터넷 경제토론방은 누구나 접속하여 글을 게시하거나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과 박씨가 글을 게시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은 점, 그의 글로 인해 외환시장에 영향이 있었으나 이 같은 행위가 공익을 해칠 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그의 무죄를 선언했다. 물론 판결이 내려진 후 이날 온라인은 그의 무죄를 놓고 하루종일 뜨거웠다. 무죄판결은 사필귀정이라는 의견과 허위사실 유포를 용인한 판결이라는 찬반이 엇갈렸다.

 이번 미네르바 무죄 판결은 인터넷이라는 전자민주주의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현실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핵심은 익명성에 자신을 숨긴 채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생산해 네티즌을 현혹시켰을 때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다. 검찰이 항소의 뜻을 밝힌만큼 앞으로의 소송에서 이 같은 이슈가 깔끔하게 정리되기 바란다.

 역기능만 보면 순기능은 보이지 않는다. 현대사회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라는 인터넷을 건전히 가꾸는 것 또한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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