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41)커뮤니케이션­어렵다고 각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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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악어도 가방을 들어?” 아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당혹스럽다. “엄마가 산 가방이 악어가방이라며? 악어한테 산 거야?” 딸아이는 악어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악어가 드는 가방 정도로 인식한 모양이다. 산수를 가르치다가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사과 10개 중에 3개를 먹었네. 몇 개가 남았을까”라고 묻자, 대뜸 “3개”라며 웃는다. 딸아이 농담이 일품이다. “먹는 게 남는 거랬잖아.”

 커뮤니케이션은 참 어렵다. ‘나누다’라는 어원을 갖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함께한다.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함께 나누는 상대가 나와 다르다 보니 뜻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된다. 경험과 가치관이 다르면 같은 인식과 해석이 다르다. 때로는 논지에서 벗어난 논의가 계속되기도 하고 감정만 엉키기도 한다.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은 혼자 자기 성찰할 때 얘기다. 요즘처럼 다양한 세상에서 상대와의 갭을 좁히는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커뮤니케이션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그 무엇도 안 된다.

 유치원 때 이후로는 누구나 듣고 말할 수 있다는 상식 선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면 큰 코 다친다.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과 같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내 속으로 낳았지만 뜻대로, 마음대로 안 된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어도 성격도 다르고 크는 모습도 다르고 가는 길도 천양지차다. 커뮤니케이션도 내 뜻과는 상관없이 와전되고 확대된다. 제 갈 길을 가는 자녀 같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불확실성에서 시작한다. 내가 말한 뜻을 상대방이 어떻게 편집할지, 또 상대의 뜻이 내게 어떻게 이해될지 모른다. 이 가능성을 각오하고 준비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지윤정 기업교육컨설팅 ‘파도인’ 대표 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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