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년 전 우리나라는 IMF 자금지원을 받을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켜 유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경제도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돌입했고 더구나 수출감소 및 고용공황으로 우리 서민의 가계는 급격하게 어려워지고 있다. 신문과 방송은 경제불황, 수출감소, 고용감소 등 부정적인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 속마음에는 경기침체는 물론이고 불안심리가 겹쳐 많은 루머까지 돌고 있다.
호황이 있었기 때문에 불황도 있는 것이다. 낮과 밤이 함께 맞물려 가는 자연의 법칙처럼, 또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매사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는 법이다.
그동안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오히려 이번 불황은 잠시 멈춰 내 주위를 돌아보며 나의 현재를 알아차리고 미래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먼저 우리네 의식주부터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 운동부족으로 복부 비만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번 불황을 기회로 덜 먹고 몸을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음식도 적게 먹고, 음식물 찌꺼기도 줄이고, 차를 타기보다 걸어다니거나 지하철, 버스를 타려고 시도할 수 있다.
가장 소중한 한두 가지를 제외하고 아쉽겠지만 손에서 내려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탐욕도 내려 놓아야 한다. 나 자신을 천천히 돌아보고 우리 주위를 세심하게 살펴보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하나 하나 비워가다 보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이번 불황이 세상에 던져주는 메시지를 음미해 본다. 제조업 지상주의, 물질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 지나친 이기주의를 경고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경제 불황은 앞만 보고 질주해 왔던 이 모든 것에 대한 경고메시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불황 이후 어떠한 세상이 오려고 하는 것인지 지혜롭게 살펴보자.
지금까지 사물을 보아왔던 나의 낡은 관점을 깨부수는 대신, 그동안 소홀했던 사람과 고객의 가치를 새롭게 보고, 그동안 무시했던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을 고려해 보자. 기업을 한다는 것과, 고객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참된 의미를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불황에 유독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과 기업이 많다. 하지만 어려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불황은 기업 경영진에게 어떤 것이 진정한 가치며, 어느 부문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진정한 답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불황이 가져다주는 모처럼의 소중한 메시지를 놓치는 것이다.
이제 우리 기업은 고객과 사람의 가치, 인간중심 경영방식, 서비스산업의 무한한 잠재력, 다양한 관계자 배려, 사회와 자연과의 공존관계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또 글로벌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도전하는 심기일전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늘 그렇듯 이번 불황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우리 눈앞에 찬란하게 전개될 것이다. 지금 나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자. 나는 과연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는가, 곧 눈앞에 닥칠 새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불황은 자연의 법칙이다. 불황이 주는 진정한 메시지를 이해하고 예비하는 사람과 기업, 정부만이 다가올 세상을 주도한다. 불황은 지금 우리에게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지만 불황 이후를 준비하는 자에게는 분명 절호의 기회기도 하다.
강정환 에이치유서비스 사장 tikang21@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