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이후
홍성국 지음, 이콘출판 펴냄.
전 세계 국가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우려를 넘어 D(Depression·불황, Deflation·디플레이션)의 공포 마저 밀려오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21세기 들어 처음 맞는 불황이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맞는 글로벌 불황이다. 세계 경제대통령이라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은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자신의 실수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10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불황과 호황을 오가는 가운데 1930년대 미국 대공황 같은 대형 위기가 찾아 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대공황은 선진국들만의 문제였을 뿐이다. 오늘날처럼 전 세계가 바람 앞에선 촛불마냥 흔들려 본 적도, 공포에 떨어본 적도 없다. 그래서 지금의 글로벌 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보다도 더 큰 위험과 심각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 경제를 분석해 온 저자가 21세기 세계를 뒤덮고 있는 글로벌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한다. 2부 중 1부에선 글로벌 위기의 원인과 확산과정을 다룬다. 이번 글로벌 위기는 21세기 부채를 기반으로 구축된 세계 경제구조에 기인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지난 7, 8년간 인류는 국가 구분없이 죄다 부채의 바벨탑을 쌓아왔다. 부채와 신용파생상품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만들어낸 유동성은 미국에서부터 아프리카 국가에 이르기까지 달콤한 성장의 열매를 제공했다. 전 세계가 유동성 파티에 취한 사이 모든 자산의 가격은 사상 최고점에 다다랐다.
신용파생상품이라는 신기한 도구는 시장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탐욕과 맹목적인 팽창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다. 바벨탑은 무너지고, 부채는 부메랑이 돼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그렇다고 절망은 금물이다. 위기는 또다른 기회를 만든다. 저자는 2부에서 환율절하, 금리급등, 주가와 부동산의 폭락으로 피해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그 방법을 살펴보고, 자산시장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1만50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최태원 SK 회장, 이혼소송 취하서 제출…“이미 이혼 확정”
-
2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3
삼성, 첨단 패키징 공급망 재편 예고…'소부장 원점 재검토'
-
4
美 조종사, 이륙 전 승객 호명한 사연… “내 영웅”
-
5
“2분 만에 꿀잠”… 90%가 효과 본 '미군 수면법'은 무엇?
-
6
美 보조금 받는 삼성, 2나노 파운드리 집중 투자
-
7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8
새해 빅테크 AI 에이전트 시대 열린다…데이터 편향·책임소재 해결은 숙제
-
9
루닛 “AI 활용하면 응급환자 분류 시간 77% 감소”
-
10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