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상생이 이루어졌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중소기업들은 25일 현재의 반도체협회와 IT SoC협회를 통합하기로 하고 이의 일환으로 ‘반도체산업 기술 협력 협약’ 및 ‘반도체협회 통합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특히 이번 MOU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국제 표준화, 그리고 장비·재료 국산화 확대 같은 3대 기술협력에 손을 잡기로 해 주목된다. 날로 경쟁이 극심해지는 세계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두 회사가 전격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국내 대표적 수출상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상생 압박을 많이 받아왔다. 이는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과 일본이 협력해 빠른 속도로 세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 성과가 없었는데 최근 들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대대 협력이 이루어지는 등 디스플레이는 이제 막 상생 물꼬가 터진 상황이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안타까웠던 가운데 이번에 메모리 반도체 분야 양대 산맥인 삼성과 하이닉스가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사실 국내 반도체업체 간 협력은 1990년대 이루어진 64M D램 공동 개발 성공 이후 명맥이 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000년 이후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또 현대와 LG가 합쳐 하이닉스가 탄생하면서 반도체 대기업 간 협력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참에 세계 메모리시장 1, 2위인 두 회사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해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두 회사는 오는 9월 차세대 반도체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공동 연구에 나서는 한편 반도체 장비와 소재 국산화 확대를 위해 업계 공동의 표준화 전략을 선보인다고 한다.
또 반도체 장비·재료의 실질적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 전략도 마련한다고 하니 이 모든 것이 국내 반도체산업 발전에 매우 긴요하다는 점에서 차질 없이 진행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두 회사가 먼저 자사 이기주의를 버리고 국익 차원에서 진정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협력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3∼4배나 큰 시스템반도체 발전 전략도 소개돼 시선을 모았다. 현재 2%대에 그치고 있는 세계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오는 2015년까지 1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정부 생각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나 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우리가 꼭 정복해야 할 부문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정부와 산·학·연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모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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