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첫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가 어제 열렸다. 지난 99년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과학기술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발족한 국과위는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주요 정책을 심의, 확정하는 곳이다. 어제 회의는 참여정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가 폐지된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전체위원의 과반수를 민간 위원이 차지해 앞으로 민간의 목소리를 보다 많이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2001년 제정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을 법률로 격상, 각 부처에 흩어진 기술개발 법령과 관리 규정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로 하는 등 이명박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뼈대를 이룰 여러 사항이 논의됐다. 신정부의 향후 5년간 국가 R&D 투자 기본 방향으로 오는 2012년까지 국가 전체 R&D 투자를 GDP 대비 5%, 정부 R&D 투자를 현재의 1.5배로 늘린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10조원이 넘는 정부 R&D 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국가 R&D 사업이 질적으로 미흡하다는 여론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특허청이 발표한 ‘국가 R&D 특허성과’를 보더라도 양적으로는 증가세지만 기술이전 같은 질적 평가는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국가 R&D로 발생한 등록 특허의 기술 이전율이 평균 6%대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국가 R&D 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곤 했다. 또 그동안 정부 R&D 사업은 부처 간 중복과 기술융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107개에 이르는 정부 R&D 사업을 49개로 통폐합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R&D 사업의 중간평가를 실시, 전체 과제의 20%를 강제로 탈락시킬 방침이다. 정부 R&D 사업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도 파급력이 클 터인데 전체 과제의 20%를 상대평가로 탈락시킨다니 가히 정부 R&D 사업에 대대적 메스를 가한 셈이다. 지난 수년간 계속 늘어온 정부 R&D 자금은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결코, 중복 투자와 방만한 운영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2000억원의 불필요한 R&D 비용을 절감, 이 돈을 성공 가능성이 있는 다른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초·거대과학을 하는 데 중요한 선택과 집중도 이루는 셈이다. 아무쪼록 이번 조치가 엄정한 평가와 효율성 제고를 실현, 세계적 R&D 성과물이 나오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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