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국내 LCD산업이 대만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LCD매출은 올해도 우리나라가 대만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생산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만에 1등 자리를 빼앗겼다. 이런 추세가 굳어진다면 조만간 대만이 한국의 LCD매출을 추월해 세계 최강의 자리를 틀어쥘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일각에선 대만이 생산량에서 국내 기업을 앞섰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않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국내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는 제품들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고 기술도 우수하지 않냐는 반론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신규 투자에 머뭇거리는 사이 대만업체들이 벌써 턱밑까지 바짝 쫒아왔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국내 업체들이 대만업체들의 추격을 마냥 보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8세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해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LG필립스LCD도 생산량을 상당 수준 늘렸다고 한다. 하지만 AUO·CMO 등 대기업외에도 CPT·한스타·프라임뷰 등 중견업체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는 대만을 따라잡기에는 힘이 조금은 부쳤던 것 같다. 삼성과 LG라는 2개의 대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LCD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대만업체들의 맹추격을 허용한 배경이라고 볼수 있다.
최근 국내 LCD산업이 일본으로부터도 협공을 받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만한 일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꾸준히 확대해왔으나 최근에는 일본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방향을 선회, 국내 LCD산업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샤프가 10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해 오는 2009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마쓰시타·히타치·도시바 등 일본 3개 대기업들도 LCD분야에서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PDP 1위 업체인 마쓰시타가 LCD시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예상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들이 LCD분야에서 선행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국내 업체들이 신규 투자에 주저하는 사이 일본 업체들은 미래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하나하나씩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의 LCD산업이 대만의 폭넓은 생산 저변과 일본의 기술 선도력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우리나라가 LCD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선행투자를 통해 첨단기술에 대한 리더쉽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과잉투자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보다 공격적인 선행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8세대에 투자도 새로 또는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첨단 기술에대한 리더쉽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에대한 대응전략도 빨리 세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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