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1호 ‘슈퍼 디자이너’가 된, 한 해에 가장 권위 있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수상한, 120여명의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를 이끄는…. 그러나 그 어떤 표현보다 이름 석자가 최고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디자이너.
차강희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장(45).
지난달 말 기준으로 그가 디자인한 ‘초콜릿폰’이 국내 최초로 전 세계 판매 1500만대를 돌파했다.
이름 앞에 ‘1500만대 돌파’라는 수식어가 추가된 차강희 소장을 만나 휴대폰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휴대폰은 감성 제품이고 이 감성을 풀어가는 방법을 저는 ‘티자인(테크놀로지+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은 단순히 배합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빨강과 파랑을 섞어 보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산업디자인 그중에서도 휴대폰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간단한 것 같지만 실체가 잡히지는 않는다. 설명이 따라 붙는다.
“이전의 휴대폰 디자인은 최첨단 기능을 어떻게 담아내느냐 즉 단순 배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화소수나 저장용량·두께 등을 따져 휴대폰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아 멋있다. 그냥 ‘초콜릿 주세요’ ‘프라다 주세요’입니다.”
슬림폰이라는 트렌드가 유행해도 단순히 앏은 두께 이상의 소비자 가치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감성 다음으로 그가 말하는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 하에서 두 번째는 아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라다폰이 애플의 아이폰보다 늦게 출시됐다면 이 역시 아류로 평가받았을 것입니다.” 선도하지 않으면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 단순하고 명쾌한 결론이다.
경쟁사의 디자인에 대한 그의 대답도 솔직하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레이저의 DNA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휴대폰 디자인은 슬림에 집착한 시점부터 발랄함이 떨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니에릭슨이 잘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버샷·워크맨 등 소니가 갖고 있는 자산을 ‘소니다움’으로 잘 표현해냈습니다.”
LG전자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더욱 인색했다.
“LG전자도 초콜릿폰의 DNA를 어떻게 이어가는지가 관건입니다. 블랙라벨 시리즈 2탄인 샤인폰은 초콜릿폰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터치’와 ‘디스플레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녹여낼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가 아쉽다고 표현한 샤인폰은 현재 50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초콜릿폰은 이미 알려진대로 그가 디자인한 첫 휴대폰이다. 데뷔 첫 타석에서 9회말 투아웃 풀카운트에서 역전 만루홈런이 나온 셈이다. 차강희 그의 다음 타석이 기다려진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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