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IT 산업은 지난 6년간 평균 15% 이상 성장하며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했다. 성장 기여율도 지난 90년에 4.5% 수준에 불과했으나 이젠 40% 수준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하는 디지털기회지수(DOI)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듯이 우리 IT 수준은 세계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T 강국 코리아’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IT 산업 가치사슬의 정점에서 연관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 등 서비스 산업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WCDMA 5백만가입자는 침체된 IT 산업을 재점화하는 희소식이다. 올 초만 해도 WCDMA 가입자의 놀라운 성장을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WCDMA가 가진 영상통화와 130개국에 이르는 글로벌 로밍의 장점이 고객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예상보다 빠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가입자가 6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1500만명 이상이 WCDMA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WCDMA 시장의 성장은 그간 어려움을 겪어왔던 데이터·컨버전스 산업의 성장을 재점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제까지 데이터·컨버전스 서비스는 CDMA의 느린 속도와 비싼 요금, 빈약한 콘텐츠 등으로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WCDMA는 진일보된 멀티미디어 영상전화, 초고속 무선인터넷, USIM을 통한 다양한 편의서비스로 CDMA의 한계를 극복해냈다.
이러한 WCDMA의 훌륭한 토양 위에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무선 데이터, 콘텐츠와 컨버전스 산업이 만개하려면 어떤 접근을 해야 할까. 단순한 기능적 가치만으로 고객의 높아진 기대와 까다로운 눈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기능적 가치에 더해 고객의 세심한 감성적 가치까지 배려하면서 지급가치 이상의 사용가치와 향유가치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 증가, 시장 확대, 서비스 발전, 산업 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단순성(simple)·재미(fun)·독특성(unique)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서비스를 단순화해야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동전화는 전화하는 수단으로서 잘 터지기만 하면 됐지만 이젠 휴대폰이 TV·음악·게임·금융 등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융복합의 중심에 서 있다. 성능이 높고 기능이 많다고 복잡해진다면 잠시 호기심을 자극할 순 있어도 결국 고객이 등을 돌리게 된다. 고객은 쉽고 단순한 것을 원한다. 애플 아이팟, 애플 TV 그리고 닌텐도의 ‘위’ 게임기의 성공비결은 우수한 기술을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으로 복잡한 매뉴얼 없이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있다. 컨버전스화된 복잡한 서비스를 고객친화적으로 단순화하고 직관적으로 바꾼다면 고객을 웃고 즐기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고객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 즐거움은 상품과 서비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고객은 지루함을 싫어한다. 정보든 지식이든 여가든 고객의 시간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가치가 배가되고 고객을 머물러 있게 할 수 있다. 영상·음악·게임 등 콘텐츠를 고객이 언제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부터 영상통화를 하면서 화상 채팅을 할 수 있게 하거나 통화중 상대방의 애정지수를 확인하는 심리 서비스까지 커뮤니케이션을 풍부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하다.
셋째로 독특해야 한다. 이제 고객은 다른 데서 보고 느낄 수 없는 고유한 경험과 독특함을 주는 서비스를 원한다. 이를 위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고객의 욕구를 포착, 적절한 참여로 다양한 자기표현 욕구를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고객이 직접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설계하는 ‘DIY 요금제’나 핸드폰의 대기화면을 자신의 개성대로 디자인하는 서비스 등이 그 일례며 이러한 서비스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리라 기대해 본다.
이처럼 WCDMA라는 좋은 토양 위에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독특하고 단순하되 고객을 즐겁게 하는 재미로 무장해 우리의 고객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이 우리의 데이터·컨버전스 서비스를 즐기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조영주 KTF 사장 cso@ktf.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