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한국 등 외국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유통한 현지업체 ‘진후둥’을 적발해 연내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국제사회로부터 해외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던 중국 정부가 한국 등 외국 콘텐츠물의 불법 유통의 강력한 단속 의지를 표명한 것은 콘텐츠의 국제적인 유통 질서를 확립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에 중국 당국에 적발된 ‘진후둥’이라는 업체는 한국 드라마 88편과 영화 60편의 중국 내 저작권 대행권을 가진 것처럼 속여 중국 망사업자·주문형비디오(VoD) 사업자·포털 사이트·PC방 체인 등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 유통한 드라마는 가을 동화·옥탑방 고양이·살인의 추억·공공의 적 등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다. 이런 인기 콘텐츠가 한류 열풍을 타고 불법으로 중국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것은 콘텐츠를 제작한 국내 방송사나 영화 제작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는 행위다. 당연히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번에 저작권 침해행위로 적발된 진후둥의 혐의는 아주 지능적이다. 원저작권자에게 권리를 양도받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대행 권한이 있는 것처럼 속여 서비스 업체와 허위계약을 한 것이다. 게다가 콘텐츠가 포털 사이트나 VoD사업자를 거쳐 빠르게 번져갔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 저작권 관리기구인 국가판권국이 이번에 진후둥을 적발해 강력한 사법 처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저작권 취약지대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중국의 국가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단속이 일과성으로 그쳐선 안 된다. 중국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 이미지 개선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품격을 높이기 위해선 불법 콘텐츠에 대한 보다 강력한 단속의지를 보이는 게 시급하다. 비단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의 단속에만 국한돼서도 안 된다. 중국은 최근 엄청난 경제력과 시장을 배경으로 영화·드라마는 물론이고 게임·소프트웨어 등 각종 콘텐츠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유통되는 콘텐츠의 종류가 갈수록 다양하고 유통경로도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점차 지능화되는 디지털 범죄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저작권 침해행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진후둥이라는 업체를 적발한 것은 우리 저작권기관과의 협조체제로 이룩한 성과라고 한다. 한국과 중국 간에 저작권 교류가 이뤄진 후 처음으로 이뤄진 공조체제라는 점에서 우리 저작권 관련 기관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저작권 침해행위가 국경을 넘어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 간 공조 체제 구축이 중요한 이유다. 앞으로 문화부와 관련 기관이 중국 등 한국 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 간 공조 체제를 굳건히 하는 게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야만 한류 열풍도 식지 않고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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