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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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목돈을 들여서라도 내집을 마련할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일본의 유명 게임업체인 게임온을 인수한 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사장(36)은 지금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 투자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아직까지 적자 상태인 일본법인 네오위즈게임즈재팬에 매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이느니 아예 뭉칫돈을 투자해 제대로 해보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게임온 인수에 배정한 금액은 무려 500억원에 이른다. 상장돼 있는 게임온의 주식을 장내 매입하는 데 약 400억원을 들일 예정이고 신주 발행 매입에도 100억원 가량이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미국 EA에게 투자를 받은 약 1000억원 가운데 절반을 쏟는 셈이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내년이 네오위즈의 해외 진출 원년이며 그 핵심 전략 시장이 일본”이라며 “일본은 진입이 어렵지만 일단 자리를 잡으면 세계에서 가장 구매력이 좋은 게임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같은 온라인게임이라도 일본 사용자 3000명이 한국의 1만명이나 중국의 5만명에 해당하는 매출을 내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은 아케이드와 콘솔게임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가장 성장세가 뚜렷한 분야는 온라인게임 시장이다.

 많은 게임업체 중에 최 사장이 게임온을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가장 협력의 여지가 많았고 마케팅 능력도 탁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임온은 외국 자본이나 일본 대기업과 관련되지 않은 유일한 일본 유력 온라인게임 업체다. 그만큼 네오위즈게임즈와 끈끈한 협력을 맺을 수 있다. 더욱이 게임온은 ‘붉은보석’의 대박 사례에서 보여주듯 한국에서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게임을 일본에 가져와 크게 성공시킨 사례가 많다.

 게임온 인수로 향후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내놓을 게임이 일본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 물론 관건은 앞으로 내올 온라인게임의 완성도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대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인 ‘워로드’와 캐주얼 MMORPG인 ‘텐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주회사인 네오위즈를 중심으로 네오위즈게임즈가 계열사로 분리된 이후 실적도 뚜렷이 개선됐다. 17% 정도였던 영업이익률이 분할 후 처음 맞이한 3분기 결산 결과 26%로 급등했다. 방학이라는 계절 특수를 타는 게 게임업계의 상식인데 4분기 들어와서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 사장은 “작년에 비해 매출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개선된 이익구조”라며 올해 실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사장실을 없앴다. 게임업체의 생명인 젊은 감각을 살리기 위해 개방된 문화 속에서 직원과 함께 호흡하려는 의도다. 굳이 관리자에게 보고를 받지 않아도 직원의 표정만 봐도 부서 별 상황을 알 수 있다며 최 사장은 미소를 지었다. 10년 된 중견 인터넷업체에서 분할 후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려는 최 사장의 첫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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