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드 인 코리아로 ‘니은’ 노트북PC를 적극 알리겠습니다.”
지난달 50만원대 보급형 노트북PC를 시장에 선보인 전자부품 제조업체 한림전자 김숙형 사장(38)의 포부다.
한림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중국의 칠희전자유한공사의 생산라인에 직접 투자했다. ‘저가는 품질에 문제가 있다’라는 인식을 벗기 위해 현지에 직원을 파견, OS 탑재부터 품질 검수까지 직접 관리하고 있다.
‘니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완제품 제조를 시작했다는 김 사장은 “제품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위해 중국 생산라인에서 직접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디자인연구소와 공장의 협업이 중요한 만큼 국내에서 니은 노트북PC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니은’은 우리의 글과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김 사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브랜드명으로 노트북PC를 펼쳐놓은 모양이 우리의 한글 ‘ㄴ’과 같아 지어진 이름이다.
김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B형 알파걸’이다.
2002년 CEO로 취임했을 때 관계회사의 부도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임원을 없애고 부서장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사무실 운영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군포시에 위치한 본사를 매각하고 현재의 경기도 화성으로 이전했다. 전자부품사업부와 IT사업부 2부 체제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김 사장은 대기업과의 거래 유지를 위해 직접 제품을 들고 방문, 홍보와 설득으로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영업과 마케팅조직을 축소했기 때문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던 김 사장의 열정과 헌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한림전자를 알리기 위해 노트북PC 완제품 생산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PC 전문가를 대거 채용했다.
그는 “커넥터 부품이 탑재된 가전제품으로는 한림을 알리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한림에서 생산되는 노트북PC와 전자부품에 니은이라는 브랜드를 모두 새겨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전자는 국내 소비자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AS를 본사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제품은 택배로 본사에서 접수받고 수리가 완료된 제품을 다시 고객에게 보내주는 직접 배달형 AS를 택하고 있다.
그는 “AS가 안 되고 성능과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아야 한다”며 “소비자가 니은 브랜드를 알아줄 때까지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노트북PC 생산라인을 세우고 싶다는 김 사장은 “달리는 데 힘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리막길”이라며 “앞으로 국내 제품 생산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노트북PC의 우수성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이제 막 우물을 벗어난 한림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