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고석만 신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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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토양은 거세하고 될 성 부른 나무는 철저하게 키워 나가겠습니다.”

 지난 19일 취임한 고석만 신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60)은 이같은 원칙을 천명, 문화 지원정책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수사반장’ ‘제2공화국’ ‘제3공화국’ 등 시대상을 반영한 굵직한 드라마를 연출했고 EBS사장,예술의 전당 이사 등을 역임하는 등 화려한 문화콘텐츠 생산자의 이력을 갖고 있다. 콘텐츠진흥원장의 자리는 그의 무게중심이 문화콘텐츠 지원자의 자리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고 원장은 “서병문 전 원장이 재임하던 1, 2기에는 산업 발전을 위한 씨를 뿌리고 출산을 위한 준비를 닦았다”고 호평하고 “그 토대 위에 2단계, 3단계로 성장하는 산업에 맞는 조직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 신임 원장은 3기 콘텐츠진흥원의 역할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듯 “조직논리가 시장보다 뒤지는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해 앞으로 진흥원 내부에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반성을 요구할 것임도 시사했다.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100년 수명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기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묻자 “기본과 패션을 동시에 잘 가져야 한다”는 스타PD의 연륜이 묻어나는 답이 돌아왔다.

 “미키마우스는 그냥 미키마우스가 아니라 할리우드의 역사, 미국의 문화, 산업, 정치까지도 포용하고 있습니다. 100년 수명을 가진 콘텐츠는 최고의 아티스트가 내놓았다고 되는 게 아니라 토양이 받쳐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고 원장은 콘텐츠진흥원이 이런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거듭 “기본적인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진흥원을 문화적 첨병으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밝혔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수장의 역할은 문화적 첨병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베트남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불규칙한 상황에서 군 전체를 보호하는 첨병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낀 바 있지요.”

 고 원장은 우리나라가 문화콘텐츠를 향유하는 수준은 세계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성공하는 콘텐츠는 세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털어놓았다.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기본적 인식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문화콘텐츠는 그 자체가 생활이고 삶’이기 때문에 문화콘텐츠의 정의를 질문받는 자체가 당혹스러웠다”는 게 그것이다.

 예순의 나이에 문화콘텐츠진흥원장에 응모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고 원장은 “이제까지 문화콘텐츠의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쌓은 경험을 집대성하고 산업 전체를 위해 폭발시키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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