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R&D)비가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섰다. 과학기술부가 전국 공공연구기관·대학·기업체 등 1만6304개 기관의 2006년도 R&D비 및 연구 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우리나라의 총 R&D비는 27조3457억원으로 GDP의 3.23%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3%선을 돌파한 것이다. 이스라엘(4.57%), 스웨덴(3.89%), 핀란드(3.42%), 일본(3.33%)에 이어 세계 5위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부문 R&D비가 적지 않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비율이 높아졌다고 무조건 좋아할 수만은 없다. 아직 우리의 과학기술 환경은 세계 수준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여전히 갈 길이 한참 멀다. 어느 한 해 집중적으로 투자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분야다. 오랜 시간 꾸준히 투자해도 열매를 거둘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는 사례가 허다하다.
과거 우리가 과학기술분야에 투자한 금액을 보면 미국·일본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얼마 전 한 민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R&D 투자액이 지난 20여년간 일본의 7분의 1, 미국의 17분의 1에 불과하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아직도 많은 금액의 투자가 과학기술 분야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투자의 90%가 제조업에 집중됐고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서비스분야의 투자는 7.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서비스 분야에 집중적인 R&D 투자가 필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부를 키우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산업을 향한 R&D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지난 8월 말 정부는 e러닝·디자인·컨설팅 같은 지식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서비스 분야 R&D 노력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
전체 R&D에서 15.2%에 그친 기초 연구 분야의 투자도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가진 미국은 기초 분야 연구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프랑스는 20%가 넘는다. 민간의 R&D 노력도 더욱 강화돼야 하는데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R&D비의 77.3%가 기업에서 이뤄졌다. 앞으로 정부가 민간의 R&D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서는 선진국보다 불리한 조세혜택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정책을 마련, 시행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R&D비는 전년보다 각각 25.7%와 34.8%가 늘어났다. 중소기업과 벤처가 우리 경제의 젖줄임을 감안하면 이들을 향한 지속적인 R&D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내년 우리나라 국가 R&D 예산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주요 대선 후보 역시 저마다 과학기술 분야 예산을 GDP 대비 5% 정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하는 등 과학기술부문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 특허출원이나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 수 등을 보면 아직 우리 과학기술계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결국 꾸준하고 지속적인 R&D 투자로만 과학기술 강국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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