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내 게임업계도 자본력 키워야

　중국 게임자본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의 명가로 위상을 굳히면서 한국 게임을 퍼블리싱하려는 중국 게임자본이 국내 게임개발사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일본에 이어 중국 게임자본까지 국내 시장에 가세하면서 한국산 게임을 잡기 위한 외국 자본 간 경쟁이 점입가경의 양상으로 보이고 있다.

　나인유·샨다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게임 업체는 물론이고 CDC·텐센트 등 업체가 호시탐탐 국내 게임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들 중국자본은 이미 국내에 법인이나 사무소를 열고 국내 게임개발사의 온라인 게임판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 게임자본이 국내 게임의 퍼블리싱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산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음에 따라 국산 게임을 개발단계에서 입도선매하겠다는 측면이 강하다. 국내에서 판권을 확보한 게임의 상품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면 이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로 본격 진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스닥이나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엄청난 공모자금이 실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 게임자본이 국내 게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국내 온라인 게임의 글로벌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다.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취약한 국내 게임개발사가 중국자본을 활용해 상품성이 높은 게임을 개발에 나선다면 국내 게임업체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자본의 국내 진출을 너무 보호주의적 관점에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미국 등 다양한 외국계 자본과도 제휴처를 확대해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 모델을 만들어간다면 국내 게임산업 전반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N·네오위즈 등 국내의 대표 게임업체가 일본·미국 등 해외 업체와 제휴해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어낸 것을 벤치마킹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외국자본의 국내 진출이 꼭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자본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게임개발사와 불평등 계약을 한다든지 국내 게임개발 인력이나 관련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혹시라도 중국 게임자본에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예속돼 장기적으로 중국기업의 개발스튜디오나 아웃소싱 업체로 전락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중국 게임자본의 국내 진출이 언제 양날의 칼이 되어 우리 업계에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국내 게임업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국대 대형 게임업체와 중소 개발사 간 상생 모델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대형 게임업체가 중소 게임개발사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도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도 국내 증시는 물론이고 해외 증시 상장 등으로 자본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넥슨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비단 넥슨뿐이 아니라 우리 게임업체 가운데는 해외 증시에 상장해도 손색이 없는 기업들이 많다.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외 자본 시장에 진출해 확보된 자금을 국내 게임개발사 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