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사이트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근절되기는커녕 오히려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하니 답답할 뿐이다. 마치 공권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성행하는 것을 보면 온라인 도박과의 싸움에 과연 승산이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정부 및 검·경 합동단속반이 전방위적으로 단속에 들어가면 한동안 줄어들었다가 정부의 단속이 느슨해지면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운영 기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최근 온라인 도박 사이트는 무차별적인 e메일 살포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강원랜드보다 높은 당첨 확률’이니 ‘24시간 환전 보장’이니 하는 온갖 유혹적인 선전문구를 앞세워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행태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국내에 서버를 두면 쉽게 적발될 것으로 보고 홍콩·필리핀·버뮤다 제도 등 해외에 서버를 설치하는가 하면 일시적으로 폐쇄한 후 비슷한 URL을 계속 생성하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진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번지고 있는 대부분 온라인 도박사이트는 공중 인터넷망을 통한 접속으로 이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자기 PC에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접속할 수 있다고 한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설치 과정에서 사용자 PC에 담긴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재산상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풍선효과’라는 말이 시사하듯이 도박에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정부가 단속 활동을 강화하면 다른 방식의 도박이 성행하게 마련이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도박에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자 이 같은 형태의 도박장이 보다 은밀한 공간을 찾아가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도박장이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 및 관련 단체의 보다 면밀한 실태파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 도박과의 싸움은 인내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특히 정부 및 유관단체이 합심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불법 사이트에 검찰 수사를 의뢰, 폐쇄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영업 행태와 이용자의 피해 사례를 발굴해 인터넷 이용자에게 홍보함으로써 온라인 도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일반인은 오프라인 형태의 도박장의 폐해는 비교적 잘 알고 있으나 온라인 도박에 대해서는 별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 온라인 도박의 폐해와 영업행태를 유관단체 홈페이지나 홍보 자료로 홍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필요가 있다.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범람하고 있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 도박에 관한 수요가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제는 개인 이용자가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도박 사이트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도박을 추방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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