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함수 속에는 ‘n분의 1’이 존재한다. 이것은 고통을 분담하는 공리의 묘책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알리는 상호의견 교환일수도 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는 바로 ‘더치페이’다. 비용을 각자 서로 부담한다는 더치페이는 ‘더치트리트’에서 유래한 말이다. 더치(dutch)란 ‘네덜란드의’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트리트(treat)"는 한턱내기 또는 대접을 뜻한다.
영국인들은 ‘대접하다’라는 의미의 트리트 대신 ‘지급하다’라는 뜻의 ‘페이(pay)’로 바꾸어 사용한다. 따라서 더치페이 즉, n분의 1이라는 말은 식사를 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한 비용을 각자 서로 나눠 부담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일본인은 n분의 1이 거의 생활화돼 있다. 친구 생일 선물을 준비할 때도 몇 명이 같은 돈을 마련해 크고 좋은 선물을 살 때 이같이 합리적인 방법을 택한다. 너무 개인주의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에게 괜한 오해와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의 생활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형태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국도 그리 다르지 않다. 음식을 먹고나서 각자 계산은 물론이거니와 여럿의 사내들이 객기로 술을 먹었을 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n분의 1이다. n명의 수고가 아니라면 짊어진 무게로 인해 삶의 통증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속형 습관이 가전제품을 파는 전자상가에서는 힘있는 이들의 논리로 사용되고 있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전자제품 양판점의 경우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목 좋은 곳이나 아파트가 밀집한 상권에 조립식 건물만을 신축해 놓고 내부 인테리어나 구조물은 입점할 업체들에게 n분의 1을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내부 필수 구조물인 전등까지도 n분의 1을 하고 있다.
IT기기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방식을 ‘n빵’이라고 부른다. 직영 대리점을 운영하지 못하는 중소 업체들은 전자제품 양판점들의 이 같은 ‘정당한 횡포’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내부 구조물 설치에 대한 비용을 n분의 1로 처리하고 있다. 안 들어가자니 제품 홍보가 안 될 것 같고 입점하자니 비용이 부담된다. 양판점과 입점업체가 함께 웃는 고통 분담의 n분의 1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석 퍼스널팀 차장@전자신문,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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