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경협과 IT 교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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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최고 지도자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7년을 맞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남북한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룩했다.

 철옹성같이 굳게 닫혔던 분단의 장벽을 뚫고 하늘길·땅길·바닷길·철길이 열렸고, 인적·물적 교류가 획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남북한 간 반목과 대립으로 점철됐던 불신의 장막이 걷히고, 이제 소통의 고리를 단단히 매듭 지으면서 남북관계는 더 이상 퇴보할 수 없는 진화의 길을 걷고 있다.

 1989년도 1800만달러에 불과했던 남북교역액이 2006년에는 13억5000만달러로 늘어났고, 1989년 1명에 불과했던 북한 방문인원이 2006년에는 10만명을 넘어선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금은 하루에 1000명이 넘는 인원과 200대가 넘는 차량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고 있고 서른 척이 넘는 선박이 매일 남북을 오가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은 그 범위와 폭, 깊이와 속도 면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면서,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을 견인하고 있다. 북핵문제 등 정치·군사적 난관이 있었으나 남북교류협력은 이러한 장애를 딛고 꾸준히 이어져 왔다. 남북교류협력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오늘의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은 정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민간차원에서 적극적이고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남북교류협력의 성공적 추진 이면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상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기존의 협력사업을 내실화하면서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새로운 협력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단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러한 점에서 한반도 신성장동력으로 남북한 IT분야의 교류협력 증진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기업의 대북진출, 남북의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등을 통해 남북한 간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졌다면, 이제는 IT분야의 교류협력을 통해 사이버 공간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측의 경우 집집마다 광케이블이 연결돼 있고, 이동 중에도 고속으로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와이브로 기술은 세계 최첨단을 걷고 있다. 이에 반해 북측의 정보통신 기술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어 남북한 정보격차에 대한 문제는 통일미래 시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라 할 수 있다.

 2·13 합의 이행의 걸림돌이 돼 왔던 BDA 문제가 해결되고 북한이 핵 관련 이행사항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IT분야를 비롯한 새로운 교류협력 사업추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추진 의지에 기반하여 IT산업에 기초한 ‘단번도약’이라는 새로운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남북교류협력이 북한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의 IT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SOC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신성장동력으로서 IT를 중심으로 한 산업협력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경협은 남북한 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고 한반도 전체의 경제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추진돼야 한다. 미래산업의 동력으로서 IT분야의 교류협력은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남북이 네트워크로 하나가 돼 유비쿼터스를 이루는 미래시대를 만들어 가면 통일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봉조/통일연구원장 bjrhee@kin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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