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가 가는 방향성요? 지금까지 남보다 앞서온만큼 이를 유지해야하는데 이는 소비자가 쉽게 와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김효주 하이마트 상품본부장(전무)의 대답은 단순하다. 국내 가전 및 전자제품 유통의 새 역사를 쓰며 ‘전자제품 카테고리 킬러’란 자리를 꿰찬 하이마트. 그리고 하이마트가 지금의 위상에 서기까지 상품 경쟁력을 챙겨온 그라면 무엇인가 심오한 대답이 있을 법한데 말이다. 그는 “돈을 못 벌어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라면 판다”고 덧붙인다.
실제로 하이마트는 배터리, 전구, 알람시계, 전동공구, 황사마스크 등 이른바 ‘객단가(제품당 판매가격)’가 너무 낮아 매장에서 판매하기에 효율성과 마진이 떨어지는 제품도 판다. 약국이나 할인점보다 저렴한 황사마스크를 파는 하이마트는 무슨 생각일까?
“소비자가 편한 마음으로 와서 기대했던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하이마트의 ‘갑’인 소비자를 철저하게 배려하겠다는 것.
그렇다면 하이마트의 ‘을’인 중소·중견 제조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중소 제조사에겐 판매와 애프터서비스는 우리가 책임질테니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에만 전념해달라고 부탁한다”며 “대기업과도 경쟁해야하는 중소업체의 핵심은 우수한 상품력”이라고 지적했다. “중소 제조사와 ‘상생’한다는 원칙”이라며 “우리도 돈을 벌테니 제조사도 돈을 벌어야한다는게 상생”이라고 했다. 중소 제조사의 제품을 대량 구매해줘 생산 효율성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준다는 설명이다.
하이마트에 제품을 공급하고자하는 중소 제조사는 수없이 많다. 국내 판매망 확보와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마트는 대량 불량사태를 일으킨 삼익쌀통의 사례를 제외하곤 하이마트가 먼저 거래를 정리한 적이 없다. 진입한 제품은 어떤 형태로든 끌어 안으려는 자세다. 그러나 아무나 하이마트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며 △브랜드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심리적 만족감도 주며 △애프터서비스는 물론이고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능력이 돼야한다는게 진입 조건이다. 역시 하이마트의 진입 장벽은 높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말이다. 그는 “항구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상대를 원하지 1회성 거래는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이마트의 높은 진입장벽은 외산 가전업체의 국내 시장 진입에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욱 높게 벽을 쌓아놓고 있다.
“하이마트의 성장에는 국내 중소 제조사의 도움이 컸다”며 “국내 중소기업 보호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 브랜드 취급을 보류하고 있다”는 김 전무.
“중국산 제품이 분명 가격이 싸지만 하이마트가 앞장서서 국내 중소기업을 어렵게 만들 수는 없다”며 “하이마트의 정책상 하이얼, 롄샹, 하시 등 중국업체의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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