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칸에서 열린 ‘밉TV/밀리아 2007’이 막바지다. 행사 참자가들이 목요일 아침부터 한두 명씩 묵었던 호텔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지중해의 정취로 며칠간 쌓인 피로를 풀려는 모습이다.
행사를 지켜보며 새삼 느낀 것은 잘 만들어진, 전통 있는 전시회나 콘퍼런스의 엄청난 경제적 효과다. 일인당 1000유로 이상의 등록비를 내야 하는데도 행사 열흘 전까지 공식 등록자가 무려 1만3000명이며 한국 참가자도 300명 이상이다. 단 일주일의 행사에 단순 등록비로만 150억원 이상의 돈이 주관사에 쏟아부어진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홍보물 게시에는 돈이 더 든다.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에 걸린 KBS의 대형 간판은 4일에 1억원 정도를 지급해야 한단다. 게다가 사람들이 숙박, 식사, 주변 관광으로 지출하는, 어쩌면 행사에 투입하는 것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는 돈은 그대로 칸과 주변 상인, 주민들의 몫이다. 이러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 비록 특별한 경우지만 칸에선 1월에 음반제 미뎀, 3월에 투자유치전시회 밉핌, 4월에 밉TV/밀리아, 5월에 칸 영화제, 6월에 광고제, 9월에 선박전시회, 10월에 콘텐츠전시회 밉콤, 11월에 면세박람회가 열린다. 모두 규모와 내용을 자랑하는 세계적 전시회다. 연례행사니 올림픽 등 단발성 행사보다 경제적 효과가 연속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따져서도 정말 손에 꼽을 만한 국제적인 전시회나 콘퍼런스가 몇 개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일찍부터 이런 경제적 효과에 눈을 뜬 국가나 행사 전문 업체가 한국 행사를 위협하는 전시회, 박람회 등을 계속 기획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밉TV 주관사 리드미뎀이 내년부터 매년 11월 홍콩에서 모든 방송플랫폼과 콘텐츠를 아우르는 전시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당장 매년 가을 서울서 열리는 국제방송영상전시회(BCWW)에 위협이 된다. 물론 아무 산업기반 없이 전시회나 박람회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잘 키운 전시회 하나 열 기업 안 부럽다’는 말도 맞는 말이다. 정부, 지자체 등이 직접 나서서라도 정말 내실 있는 국제적 규모의 전시회, 박람회를 육성하든가, 아니면 그런 일을 하는 기업이나 단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칸(프랑스)=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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