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족사회제도에서 배우자

산업자원부가 현재 한국산업기술대학 등이 산·학 협력의 일환으로 도입 운용하고 있는 가족회사제도를 전국 대학에 확산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한다. 현재 8대 권역에 있는 13개 산·학 협력 중심대학을 주축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족회사제도를 다른 대학에 확산시키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잡고 오는 5월께 가족회사성과보고대회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방침대로 오는 2015년까지 전국 대학에 5만개에 이르는 가족회사가 육성된다면 가족회사제도가 산·학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로 뿌리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원래 가족회사제도는 지난 2000년 한국산업기술대학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다른 대학에도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작년 11월에 열린 ‘공과대학 혁신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산업기술대학의 가족회사제도를 산·학 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으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공계 교육의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가족회사제도가 이공계 교육에 새로운 혁신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가족회사제도는 단순히 대학과 기업 간에 산·학 협력 과제를 추진하는 것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기업 요구에 맞는 현장학습 및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종전의 산·학 협력 방식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대학과 기업 간 기술교류, 공동 연구개발뿐 아니라 학생들의 현장 연수, 실험실습장비의 상호 활용 등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지역 내 기업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실습 및 현장교육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졸업생들을 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이 같은 가족회사제도가 정부의 지원 속에 확대 발전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가족회사제도가 뿌리내린다면 산업 현장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공계 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있고 이공계 졸업생 취업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단순히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가족회사제도가 성공한 배경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현 시점에서 더욱 유용한 접근방식이라고 본다. 대학마다 산·학 협력을 둘러싼 환경이 다른데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가족회사제도를 기계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이 제도가 왜 성공했는지를 깊이 연구해 대학별로 다른 성공 모델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나아가 가족회사제도의 성공요인을 다른 산·학 협력 과제에 적용해 보려는 방법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가족회사제도를 성공적인 산·학 협력 모델로 만들어낸 산업기술대학의 성공 비결은 시화·반월·남동공단 등 서해안지역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수천 중소기업체와 유기적인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했던 데 있다. 가족회사제도와 더불어 산업기술 최고경영자과정·정보화과정 등을 긴밀히 연계 운용함으로써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의 스킨십을 강화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다.

 현재 각 대학이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산·학 협력 과제를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산·학 협력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산업 현장과 상시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 프로젝트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한시적으로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산·학 협력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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