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제는 세계와의 논쟁에 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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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1일부터 21일까지 열흘 동안 지구를 완전히 한 바퀴 돌았다.

 우선 바레인 국왕이 유네스코에 50만달러를 출연해 창설된 ‘제1회 유네스코-바레인 국왕 교육정보화상’을 우리나라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수상하게 돼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어 과테말라와 콜롬비아를 방문해 우리의 교육정보화 경험을 전파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모두 30개국에서 35개 기관이 응모한 가운데 압도적 점수 차이로 1위를 해서 받은 유네스코-바레인 국왕 교육정보화상은 오로지 인적자원만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힘이 돼줄 것으로 믿는다.

 특히 △학생 5.5명당 PC 1대 △전국 모든 학교에 인터넷 연결 △소외계층에 PC 및 통신비 지원 △약 216만개의 학습콘텐츠 개발 △200만여명이 활용하고 있는 사이버가정학습 시스템 △EBS 수능방송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 △교육행정·재정 정보시스템 등 우리나라 교육정보화의 현주소를 세계 모든 나라가 놀라움과 부러움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국립원격교육센터의 장 미셸 라크로와 원장은 한국의 교육정보화 현황과 방과 후 교육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은 세계적 리더십을 행사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교육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임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또 교육의 정보화는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고 소득·계층 간 학력격차를 해소해 나가는 데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지적 능력과 응용능력이 뛰어난 우리 국민이 어쩌면 세계를 놀라게 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e러닝 분야는 교육뿐만 아니라 IT산업에도 지대한 발전을 가지고 올 것이다.

 지난 2005년 한국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산하의 e러닝연수센터를 유치해 APEC 국가 교원과 교육행정가 127명을 대상으로 우리의 e러닝을 체험토록 했다.

 이는 우리의 e러닝을 세계화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e러닝 국제박람회’에는 미국과 스웨덴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참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만 개발도상국 17곳에 재활용 PC 4227대를 지원했고 21개국의 교원·교육행정가 582명에 대상으로 e러닝 연수를 실시하기도 했다.

 해외에 나가보면 자주 느끼는 일이지만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우리 교육성과에 부러움을 표하며 협력하기를 요청한다. 가슴 뿌듯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국내에서의 교육 신뢰도와 만족도가 동시에 높아질 때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바람직한 상태가 될 것이므로 우리는 지속적인 교육혁신을 추진해나갈 것이다.

 우리 뒤를 무섭게 쫓아오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 된다.

 과테말라의 산 계곡에 지어진 작지만 아름답고 알찬 프란시스코 마로킨(Francisco Marroquin) 대학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강의실 내 모든 학생은 노트북PC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학교 홈페이지에는 학술회의·석학강의 등 각종 동영상 자료가 들어 있었다. 교수는 학생의 온라인 강의평가 결과를 기초로 6개월 단위의 계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가히 혁명적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76년)과 영국의 프리드리히 하예크(74년) 등이 이 학교에서 무료강연을 자청해 실시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국내에서의 소모적 논쟁을 접고 세계와 논쟁을 해야 한다. 선후가 뒤바뀌는 건 일순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종서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jslee720@mo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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