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개 SW업계 거듭나야 한다

 국내 공개소프트웨어(SW) 업계의 라이선스 규정 준수와 기술지원에 대한 인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리눅스 라이선스인 GPL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며 리눅스 파운데이션 등 국제 표준화 단체 참여율도 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나눔과 공유’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공개SW 운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향후 국내 공개SW 산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다.

 공개SW 분야에서는 GPL 등 국제적으로 공인된 라이선스 규정을 준수하는 게 철칙이다. 공개SW에 관한 라이선스 규정은 공개된 오픈 소스를 이용해 SW를 개발할 경우 오픈소스 정신에 따라 이를 공개하거나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 상품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공개SW 업계의 라이선스 준수 의식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오픈소스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마치 완전한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사용자를 기만하거나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상품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루빨리 대응책을 내놓지 않으면 공개SW의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굿 소프트웨어(GW)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정보통신기술협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오픈 소스를 사용해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SW 인증을 신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개발자가 오픈 소스 사실을 떳떳하게 공개하지 않는 한 라이선스 규정 위반을 가려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렇다고 완벽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인증을 받은 GS 제품이 정부기관이나 공공 기관 등에 보급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원저작권자가 저작권을 주장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 부처가 정부에 납품하는 SW의 오픈 소스 사용명세를 공개하도록 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물론 정부만 앞장서서 될 일은 아니다. 라이선스 규정을 지키겠다는 공개SW 업계의 확고한 의지와 SW 개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개SW 산업의 육성은 요원하다.

 이와 함께 공개SW 분야의 국제 표준화 단체 활동에도 국내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 최근 공개SW가 국내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아직도 국제 공개SW 관련 단체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출범한 리눅스 파운데이션에 국내 기업은 한 곳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은 결코 국내 공개SW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국제적으로 이뤄지는 기술표준 제정이나 기술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라이선스 규정을 준수하고 국제기구 활동에 적극 동참하려는 국내 공개SW 업계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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