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드라마 제작사·영화사·음악 사이트들이 우회상장을 하고,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기대감만으로도 주가가 상승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인터넷 포털도 M&A 소문에 따라 등락이 심해 그야말로 센티멘털(sentimental)이 펀더멘털(fundamental)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반 투자자는 신경제 기업들의 사업구조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자산이 인력·브랜드·트래픽과 같은 무형자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요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트렌드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의 부침이 심한 것도 이유다. 전략의 후행적인 산물인 실적과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하기엔 한계가 있어 더욱 소문과 뉴스에 부화뇌동하게 된다.
하지만 더 나은 분석 방법은 없을까. 산업적(industrial)인 접근과 체험적(experiential)인 접근을 권장하고 싶다.
산업적인 접근을 하면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힘이 생긴다. 인터넷 산업은 서비스사에서 사용자로 헤게모니가 이동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플랫폼 홀더인 통신사나 대기업 주도로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신디케이션 형성이 계속될 것이다. 또 인터넷 기업은 집단 지성 사회에서 콘텐츠 공급자이자 수요자인 사용자에게 많은 것을 나누어주는 기업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다수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어 M&A 대상으로 매력 있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많은 부를 창출해 줄 것이다.
체험적 접근은 회사의 제품을 충분히 경험해 보고 투자하라는 피터 린치의 조언과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콘텐츠 대부분이 10·20대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식 투자 세대로서는 흥미도 갖기 쉽지 않을뿐더러 판단을 내리기도 힘들다.
이럴 땐 자녀가 무엇에 열광하는지 알아보자. 그들이 이러한 콘텐츠의 실질적인 엔드유저이자 얼리어답터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는 가까운 미래에 주가와 실적으로 보답할 가능성이 크다. PC방에서 자녀와 함께 요즘 뜨는 게임을 같이 해보면서 경험적 투자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
◆최찬석 서울증권 투자분석팀 책임연구원 nethead@seoul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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