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혹시 솜방망이 아닌가요?” “두 번으로 안 되면 세 번이라도 때려야죠!”
14일 통신위원회가 LG텔레콤의 휴대폰 불법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해 과징금 52억2000만원을 부과했다는 소식을 두고 기자와 통신위 관계자가 가볍게 주고받은 말이다. 기자의 ‘과징금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세 번이라도 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는데, 이게 도대체 솜방망이라고 인정한 건가, 그렇지 않다는 건가? 만일 솜방망이라면 때려보았자 아프지도 않을 텐데 왜 자꾸 때리겠다는 건가?
이쯤에서 ‘솜방망이’에 관해 이것저것 덧붙여 가며 생각해봐야겠다. 우선 기자 입에서 그 단어가 튀어나온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6월에도 LG텔레콤의 불법보조금 지급행위로 말미암아 과징금 150억원이 부과됐는데, 같은 현상이 되풀이됐으니 ‘별로 심각한 제재가 아닌가 보다’라고 미루어 짐작해본 것. 더구나 통신위 관계자들로부터 “LG텔레콤에 1주일 단위로 수차례 사전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정하지 않아 ‘선별적 제재’를 했다”는 얘기가 들리니 ‘과징금을 물더라도 불법보조금을 영업에 활용하는 게 나은 모양이구나’라고 여겨질 만도 하다.
그런데 LG텔레콤으로서도 52억2000만원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닌가 보다. 관련 과징금으로만 200억원을 토해내야만 하니 당장 “어렵게 벌어놓은 돈을 까먹는다”는 걱정이 들렸다. 또 지난 8월에서 9월 사이 가입자 순증 규모가 월 평균 수준과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조사 기간(8월 25일∼9월 11일)에만 경쟁사들보다 조금 높았을 뿐인데 ‘시장과열을 주도한 사업자’로 내몰렸다며 볼멘소리를 토해냈다.
LG텔레콤의 반응을 보니 그냥 솜방망이만도 아닌 모양이다. 사실 솜방망이는 누굴 때리려는 도구가 아니다. 막대기나 꼬챙이 끝에 솜뭉치를 묶어 만든 방망이인데, 주로 기름을 묻혀 횃불로 쓴다. 동굴처럼 어두운 곳을 밝히는 데 필요하다. 바라옵건대 어두운 곳을 밝히고, 과징금을 부과한 결과가 소비자 판매·서비스 가격 안으로 숨어들지 않게 하소서.
정책팀·이은용차장@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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