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매주 목요일 장관 또는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 주의 경제상황과 주요 이슈에 대해 정례 브리핑을 한다.
박병원 1차관이 발표·질의응답에 나선 2일 브리핑에서 재경부는 아주 오래간만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이번 주 공개된 9월 산업활동 동향과 10월 수출입 동향이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차관이 이날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16.3% 증가했으며 설비투자 역시 14.7%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10월 수출입 동향은 일평균 수출 13억8000만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월 기준 무역수지가 올해 들어 가장 큰 25억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박 차관은 마치 이 같은 경제상황을 예상이라도 한듯이 모두발언에서 “당초 예상했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한 후미에서 “10월 지표를 보면 4분기뿐만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의 경기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면서 “10월 지표 분석으로 명확한 경기판단과 함께 대응책을 내년도 경제운용 방향에 담겠다”고 밝혔다.
기업은 최근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 확실한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잡혀 있고, 6자회담이 다시 열린다고는 하지만 북핵문제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9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 벤처기업 CEO는 내년도 경영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기업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우리가 쉽게 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재경부가 이 같은 상황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박 차관도 이날 종합평가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북한 핵실험 발표 관련 하방 위험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잇따라 발표된 경제상황은 분명 우리 경제에 청신호며, 정부도 내년도 경제운용 방향을 수립할 때 당연히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박 차관의 이날 발표를 들으면서 혹시 ‘호재’는 억지(?)로 기억하면서도 ‘악재’는 쉽게 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경제과학부=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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