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모바일솔루션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에어쉐이크(Airshake)’란 솔루션 브랜드를 세계 30개국에 상표등록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차라리 눈에 보이는 제품에 이름을 붙인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기술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갖는 딜레마에 주목했다. 소프트웨어는 특성상 고객(이통사 혹은 단말사)에 따라 최종 산물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해외에 수출할 핵심기술에 브랜드를 붙이고 싶어도 고객이 제공하는 서비스명칭을 자사의 제품이라 할 수는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커스터마이징 이전의 다양한 무선인터넷 기술을 패키지 형태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무선’을 뜻하는 ‘Air’와 혼합·맞춤을 의미하는 ‘Shake’를 합성한 ‘에어쉐이크’가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다.
미국·중국·일본·EU국가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상표등록이 90% 이상 진행될 즈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상표특허청(USPTO)이 애플컴퓨터가 이미 등록한 ‘SHAKE’라는 상표와 혼동의 소지 때문에 브랜드 등록을 거절할지 모른다는 통보다. ‘애플사와 상표분쟁이 난다면 브랜드를 알리기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겠는가?’라는 역발상을 잠시 했지만, 내심 엄청난 소송비용과 미국 시장에서 무용지물이 될 절름발이 브랜드를 생각하니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결국 과거 상표분쟁사례를 조사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동시에 미 상표특허청에서 보내온 혼동 가능성을 해소시켜 주는 답변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애플사 브랜드는 광고나 영화의 특수효과 제작을 위한 그래픽 작업에 쓰이는 소프트웨어인 반면에 엑스씨이 브랜드는 무선인터넷을 위한 미들웨어로 고객층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성공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
국가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은 무형자산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것을 브랜드화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매우 크다. 그리고 이젠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정교한 숙제가 남은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강력한 기술 브랜드를 더 많이 가졌으면 하는 소망이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게 지나친 욕심일까.
<권수란 엑스씨이 전략기획팀 대리, waterorchid@x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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