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가비아라는 이름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혹자는 가리비를 연상하고는 조개이름을 떠올리기도 한다.
사실 ‘가비아’는 ‘인터넷은 편리해야 한다’라는 내 개인적인 소신에서 나온 것이다. 직접적인 출처는 서정주 시인의 어느 시에선가 스치듯 보게 된 “… 가비아운… ”에서다. 가벼우므로 빛처럼 빠른 존재, 공기보다 가벼운 에테르처럼 어디라도 있는 존재로서 고객에 맞추어 신속히 움직이는 조직이 되면 어떻겠냐는 생각이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 됐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점들이 많다. 전국민의 70% 가까운 수치가 인터넷을 이용하면서도 그 이용 행태는 대부분 게임이나 카페 등의 소비적인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인터넷을 이용해 개인들은 손쉽게 장사를 할 수도 있고 기업들은 업무효율을 높이고 이점을 거둘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몰라서 또는 비용 때문에 묵과해 온 부분이 많았다. 이런 부분을 가비아가 해결해 주고 싶었다.
한글닷컴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도메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만 했다. 도메인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시작점에 위치한 사업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되었지만 타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어려웠다. 그래서 도메인의 연계사업인 호스팅을 주력으로 삼기로 했다.
도메인을 등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도메인 회사들은 호스팅과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를 구비하고 있지만 초기 네트워크 장비 구축과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서비스라기보다는 구색 갖추기에 불과했다. 특히 당시만 해도 전문 도메인 업체와 호스팅 업체는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었고 도메인 업체들의 호스팅은 저가형에 불과했다.
회사의 주력을 호스팅으로 옮기기로 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렸다. 서버와 스위치, 방화벽 등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네트워크 관리인력과 프로그램 개발인력을 채용했다. 호스팅에 필요한 솔루션들도 모두 새로 개발하기로 하고, 2001년 게시판 등의 호스팅 액세서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홈페이지 빌더, 쇼핑몰 빌더(빌트인몰), 웹메일, 웹FTP, 로그분석기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했다.
IDC도 가장 비싸지만 안정적으로 알려진 KIDC에 입주해 3G 백본망을 확보했다. 그리고 좋아진 서비스만큼 가격을 50% 인상했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는 즉시 효과를 냈다. 2000년 23억여원이던 매출이 2001년 34억원, 2002년 54억원으로 해마다 50∼60%씩 성장했다. 사업구조도 70% 이상을 차지하던 도메인 매출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후발 호스팅 업체로서 나아가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섰다. 대기업 계열사인 IDC와 합병을 논의하기도 하고 포털 자회사의 호스팅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가비아는 여러 도메인 등록대행 업체들 중의 하나에 불과했던 이미지를 벗고 토털 웹비즈니스로의 발걸음을 재촉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매출과 사업구조가 점차 좋은 모양을 갖추어 나가게 되면서 코스닥 상장에 대한 포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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