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진이와 하이닉스

‘한국의 애덤 킹’으로 불리는 김세진 어린이(10)는 양쪽 다리가 없고 오른쪽 손가락이 2개만 있는 상태로 태어난 장애 아동이다. 세진이는 두 다리가 없는 아이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로키산맥 등정’ ‘10㎞ 마라톤 완주’ ‘전국수영선수권대회 출전’ 등의 눈물겨운 끊임없는 도전으로, 뜨거운 감동과 함께 우리 사회에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난 세진이는 생후 5개월 만에 친부모에게 버려져 보호시설에서 자라다 2세 때 지금의 세진 엄마(양정숙씨·38)에 의해 입양됐다. ‘장애아’와 ‘입양아’라는 굴레를 동시에 안고 살아왔지만, 주변의 편견을 딛고 새로운 것에 도전함으로써, 동생들(다른 장애아동)의 귀감이 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해 내고 있다.

 IMF를 거치며 절망에서 희망을 일궈낸 하이닉스반도체가 세진이를 통해 새로운 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가진 2006년 도전경영선포식에 세진이와 세진엄마를 초청해 아이의 강한 의지를 간접 체험했다. 사실 지난 수년간 하이닉스 임직원의 도전기 또한 세진이와 많이 닮아 있다. 다른 것은 해외에 ‘입양’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도전과 결실을 보이고 있다는 점 정도다. 경쟁사들이 두 다리(추가 투자)로 마라톤에 도전할 때, 하이닉스는 세진이처럼 의족에 지탱해 정신력으로 맞서야 했다. 그 고통은 10㎞ 마라톤 완주를 눈 앞에 둔 세진이 이마의 땀방울과 비슷한 무게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이닉스는 우리 산업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며 사라진 많은 기업과 달리, 시대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재기하는 모습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우리에게 불어 넣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던 하이닉스는 최근 2년간 ‘업계 최고수준 수익률’을 유지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세진이가 동생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이닉스도 해내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산업부=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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