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저작권산업 활성화 시급하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인 저작권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중장기 계획을 세운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동남아 등지에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수출하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실속이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최근 몇년간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인기 드라마와 음악을 수출했지만 그 지역에서 관련 상표권 등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갈수록 그 중요도가 높아지는 문화콘텐츠를 명실상부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면 당연히 저작권산업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저작권산업의 성장규모 및 현황을 분석하고 저작권산업 진흥을 위한 전략을 세우려 “저작권산업 진흥 5개년 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공고한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위원회는 오는 10월 연구보고서를 끝낼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연구보고서 완료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우리는 저작권산업이 지식기반 산업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의 육성 및 발전 정책수립에 필요한 포괄적이고 객관적인 연구를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확한 자료 없이 주먹구구식 저작권산업 정책을 펴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저작권산업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해 다른 산업과 구분하고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지침과 국제표준산업분류(ISIC) 및 미국산업분류체계(NAICS)·한국표준산업분류(KSIC) 등을 참고해 독자적인 분류 체계를 마련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는 앞으로 이 같은 분류체계를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과 방송·통신 융합 등에 따른 저작권산업 구조 및 환경 변화에 발맞춰 법·제도와 정책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또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앞으로 최대한 빨리 저작권산업을 활성화해 지식기반산업으로 육성하는 일이다. 갈수록 저작권산업을 놓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 환경 및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걸맞은 법·제도 마련과 저작권 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은 하루가 급한 일이다. 그러자면 저작권산업 진흥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저작권 유통 환경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전문 인력 없이는 저작권산업 활성화도 불가능하며 국가 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지킬 수 없다. 또 저작권산업 진흥을 위한 관련 정부 조직·기구의 역할도 명확히 해야 한다. 처음부터 조직이나 역할이 불명확하면 나중에 업무가 중복되거나 자칫 조직 간 영역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최근 저작권 분야가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저작권법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불법복제를 시도하다가 실패해도 처벌할 수 있는 초강력 디지털 저작권법을 추진하는 것도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할리우드를 비롯한 각종 저작권 단체들의 무차별적인 공세가 뒤따를 것이라고 한다. 문화관광부는 2010년까지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을 실현한다는 방침 아래 4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저작권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 구축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 문화 콘텐츠 수출과 해외진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장 외국의 불법복제에 대한 구조적 원인을 파악해 문화 콘텐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저작권 침해 사례가 급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한류 발전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저작권산업 활성화는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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