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른 제2, 제3의 연구소기업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과학기술부로부터 연구소기업 1호로 공인받은 김치봉 선바이오텍 사장(49)은 “연구소기업이 됐다고 해서 예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도 “이번 승인을 계기로 대덕특구에서 성공한 연구소기업으로 남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2년 당시 한국콜마 연구소장이었던 김 사장은 한국원자력연구소와 산·연 공동 연구 사업을 펼치면서 연구소기업 설립을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원자력연구소의 축적된 연구개발 능력과 콜마의 마케팅·영업 능력을 합친 회사가 나올 수만 있다면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러한 구상은 곧 행동으로 옮겨졌고 원자력연구소와 협의를 거듭한 끝에 2004년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당시 원자력연구소와 콜마가 각각 38.8%, 51%의 지분을 출자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설립 당시에는 연구소기업이라는 명칭을 달 수 없었습니다. 국내 법규에도 연구소기업에 대한 규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직접 기술에 출자해 기업을 설립한 예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없는 규정을 만들어가면서까지 뭣 하러 고생하느냐는 핀잔도 들었다.
김 사장은 “회사 설립 전이나 지금이나 원자력연구소에서 우리를 돕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 연구소기업으로 승인받게 된 것도 사실은 원자력연구소가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고 연구소 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실 선바이오텍이 연구소기업으로 지정받기까지는 무려 4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비록 어렵게 출범했지만, 선바이오텍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건강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을 주력 제품으로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회사 설립 후 2년만인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30억원대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전체 직원이 8명에 불과한 점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향후 3∼4년 후에는 코스닥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연구소기업은 일반 기업체에 비해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며 “다만 공공기관의 자본이 출자돼 안정성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만큼 앞으로 설립되는 후배 기업들은 이러한 점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김 사장은 회사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돈 많이 버는 기업보다는 정직하고 깨끗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