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SW판매` IT교역 확대 계기로

 북한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SW)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판매된다고 한다. 국내 한 기업이 북한 과학원이 개발한 문장입력용 SW를 들여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는 것이다. 북한산 SW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종류가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남북 간 IT 분야 경제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한산 애플리케이션 SW의 판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국내에서 판매돼온 북한산 SW는 남북 경제협력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도입됐거나 남한 기업의 위탁개발 형태로 이루어진 제품들이다.

 그러나 이번에 시판되는 북한산 SW는 북한이 모든 것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당장 PC나 모바일기기에 적용해 사용할 수 있는 상업용 제품이다. 그만큼 북한산 SW에 대해 상품적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곧 IT 분야 교역이 확대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기대된다.

 사실 남북교역은 지난 99년 1억2100만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10억5600만달러로 10배나 불어난 상황이다. 남북교역이 이처럼 양적으로 규모가 커진 데는 개성공단이 큰 역할을 했지만 북한 고유의 제품 교역도 크게 늘어났다. 북한 당국도 남한으로의 상품교역이 늘어나면서 남한 고객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남한 소비자의 불만을 체크해 대응한다고 한다. 북한도 이제 제품 품질과 상품성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분명 IT 분야 남북 간 경제협력이 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에서 개발된 여러 가지 SW가 상품성을 인정받아 남한에서 많이 판매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북한이 상품성에 신경을 쓰는 만큼 자발적으로 SW 개발인력을 더욱 확충할 테고, 또 팔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다. 북한은 21세기를 IT산업의 시대라는 인식하에 IT산업을 주력으로 육성중이고 북한 최고위층의 IT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특히 남북 간 단순 교역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위탁개발은 물론이고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지금보다 한층 활발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북한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통일비용을 줄임으로써 남한 쪽에도 득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IT 분야의 남북 협력사업 중에서 가장 윈윈 할 수 있는 것은 SW 분야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SW는 다른 분야와 달리 기술력과 창의력이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잘 알려진 것처럼 북한의 SW 개발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게다가 협력사업을 진행할 때 개발자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저렴하고 투자비가 적어 투자위험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최근 북한 SW 우수 인력을 활용해 응용 SW를 공동으로 개발하려는 남한 기업들의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가 일부 특정 기관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게 다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물론 북한 내부의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남한 기업들이 미래 북한 IT인력의 다양한 양성을 위한 토양 마련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이 인터넷 통제 등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해 세계적 수준의 SW를 개발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상호 정보·기술교류를 통해 공동 개발하는 등 남북한이 SW 분야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