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소프트웨어(SW)업체가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비를 20∼50% 늘린다고 한다. 안철수연구소와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R&D 투자비를 각각 120억원, 100억원으로 확정하는 등 SW업체로는 처음으로 R&D 투자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산업고도화의 기대감마저 든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주요 SW업체의 이 같은 공세적인 R&D 투자전략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업들이 어려울 때 투자하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SW업체들이 공격적 투자 경영에 나서는 것은 여러 가지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우선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 데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SW업체들이 R&D 투자를 늘리면 산업고도화는 물론이고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 취업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SW강국’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주체인 SW업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부가 작년부터 ‘IT강국에서 SW강국으로’라는 슬로건과 함께 SW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입안해 추진해도 해당 기업들이 이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많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SW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워 R&D를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데 우리가 주목하고 기대를 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 SW업체들의 R&D 투자 강화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업들이 확고한 비전과 구체적인 사업 전략 없이는 공격적인 R&D 투자경영을 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더욱이 SW 분야 R&D는 다른 산업과 달리 시장 수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때문에 SW업체들의 R&D 투자 확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진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우리의 SW 수출은 전체 IT 수출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과 전자정부시스템 등 국책사업의 해외 동반 진출, 정보보호·미들웨어 분야 SW업체들의 글로벌 경영이 속속 열매를 맺으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들웨어 시장에서 IBM·BEA·오라클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3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정도로 두각을 보이는 분야도 있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 영업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우리 SW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에 맞서 살아남으려면 틈새시장 개척과 차별화된 기술력 강화만이 유일한 돌파구인 셈이다.
SW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높다. 더욱이 우수 연구인력 확보는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지침이 될 정도다. 그만큼 국내 SW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야 차별화된 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품질향상 등으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다.
SW업체들의 이런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법복제가 사라져야 한다. 또 품질과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국산SW를 우선 구매해야 한다. 이런 것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우리 SW업체들이 영세성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R&D 투자에 나설 수 있고, 이로 인해 산업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R&D에 대한 과감한 투자 없이는 남과 경쟁할 튼튼한 ‘기초체력’을 키울 수 없고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SW강국도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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