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간 통신사업자 `헤이세이신덴덴` 침몰

 최저가 유선전화 요금으로 화제를 모으던 일본의 민간 통신사업자 헤이세이덴덴(平成電電)호가 유무선융합시대의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침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헤이세이덴덴이 지난 주 ‘민사재생법’의 적용을 신청하며 파산을 선언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앞으로 헤이세이덴덴은 새로운 스폰서 밑에서 경영 재건을 노린다는 전략이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약 2만명에 달하는 현 주주들에게 높은 이자로 자금을 모아 구입한 통신 설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왔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헤이세이덴덴의 몰락은 날로 거대화하고 있는 일 통신업계에서 벤처기업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향후 신덴덴(新電電) 각 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0년 자본금 17억1585만엔으로 설립된 헤이세이덴덴은 지난해 매출 440억엔·순이익 10억엔을 기록했다. 종업원 수는 1000명에 달한다.

<>왜 무너졌나=헤이세이덴덴은 2003년 7월 NTT 동·서일본에게 기본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최저가 유선전화서비스 ‘CHOKKA’를 업계 최초로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KDDI·일본텔레콤 등도 이와 같은 유형의 서비스를 잇따라 개시하면서 계약 건수가 약 15만건에 그쳤다.

사토 겐치 회장 겸 사장은 지난 3일 기자 회견에서 “100만 건 계약을 목표로 했으나 생각대로 계약 건수가 늘어나지 않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자금 조달은=헤이세이덴덴은 유명 탤런트 등을 기용한 TV CM을 대대적으로 흘려 내보내면서 한편으로는 NTT동·서일본의 전화 가입권을 최대 3만6000엔에 되사는 마케팅 전략으로 유명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저런 식의 사업이 언제까지 이어 지겠느냐”며 회의적으로 봤다.

지금까지 헤이세이덴덴의 사업 확대를 지탱해 준 것은 익명의 투자 조합에 의한 자금 조달이었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1만9000명으로부터 총 21회·총액 490억엔을 모았다. 이 돈을 헤이세이덴덴시스템스 등 2개사가 교환기 등 통신 설비를 구입해 헤이세이덴덴에 빌려주고 대여료는 출자자들이 나눠 갖는 방식이었다.

<>소생 가능성은=헤이세이덴덴은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한 후 갖은 채권자 설명회에서 “재생계획이 허가받게 되면 새로운 투자자로서 다수의 기업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 이엑세스 등이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유선전화에 국한된 서비스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유·무선 융합 시대로 나아가는 일 통신업계에서 헤이세이덴덴이 설 땅은 없어 보인다”면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기존 통신업체들과의 제휴 또는 합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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