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한국인 최초 ST마이크로 본사 임원 이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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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템반도체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시장의 요구를 알고 그 요구를 가장 빠르게 수용해야 비로소 시장이 열립니다.”

 이용욱 ST마이크로 홈엔터테인먼트(HES) 아·태 총괄 본부장(45)은 88년 SGS톰슨(현 ST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에 입사해 현재까지 한 회사를 고집하고 있는 다국적 반도체기업 속의 한국인이다. ST마이크로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본사 임원에 발탁돼 아·태시장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형성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시스템반도체는 그야말로 고부가가치, 무공해 산업으로 성장성도 매우 크기 때문이지요.”

 이 본부장은 시스템반도체는 전세계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다고 강조한다. 응용분야가 다양해 요소요소 틈새시장에서 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거대 외국계업체에서 본사 임원을 달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질문에 ‘일을 좋아 한다’는 잛은 동문서답으로 대신했다.

 “새로운 일을 맡는 것이 즐겁습니다. SGS톰슨 시절 운 좋게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같이 했습니다. 그 경험이 바탕이 돼 ST마이크로의 마이크로 컨트롤러 전체를 총괄하기도 했구요.”

 이 본부장은 입사 초기에는 한국지사의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지사에서의 실적을 인정받아 본사 컨트롤러사업부의 영업개발담당 매니저로 발탁됐고, 96년에는 미주지역담당 마케팅 이사로 초고속 승진을 구가했다.

 물론 실적도 뛰어나 ST마이크로 내부에서 8비트·16비트·32비트 MCU가 세계적인 제품이 되는데 이 본부장의 힘이 컸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유럽 회사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ST마이크로는 미국기업과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단기적 실적을 적대적인 조건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장기 근속자가 많고, 그들에게 축적된 노하우가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을 알게 됐다는 이 본부장은 ‘단기실적’ ‘장기적 지원’ 모두 다 장단점은 있지만 ST마이크로에서의 경험상 회사에서 믿어주고 밀어주는 것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SoC는 단기간 제작이 가능한 디지털회로만 넣는 것이 아닙니다. SoC 가운데는 아날로그의 노하우도 많이 필요한데 이 노하우는 하루 이틀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는 문화가 필요한 것이지요.”

 이 본부장이 맡고 있는 HES부문은 우리가 거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용 SoC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셋톱박스용 디코더 시장에서 ST마이크로는 전세계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만큼 절대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앞으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IP셋톱박스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스템반도체를 단품으로 판매해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플랫폼을 모두 개발해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해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라는 것이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춘 곳이라면 충분한 시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이 이 본부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의 요구를 시간적·기술적으로 충촉할 수 있는냐는 것이 관건이다.

 “글로벌 시대의 도래로 이제 기술 협력에서 국경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ST마이크로는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내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세계 반도체·홈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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