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 정보화 종합 순위가 세계 3위로 최상위권에 진입했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제껏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만은 앞서 가자’는 기치 아래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이 합세해 국가 정보화에 매진해 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정보화 확산 정책과 민간의 정보화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이제 IT 강국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도 될 듯하다.
사실 한국전산원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통계를 토대로 세계 주요 50개국의 인터넷 이용자, 초고속인터넷 가입률, PC 보급률 등 7개 지표를 이용해 국가 정보화 지수를 평가하기 시작한 지난 98년의 우리나라 순위는 세계 22위로 중상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스웨덴·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니 6년 만에 19계단이나 수직 상승한 것이다. 매년 3계단씩 올라간 셈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국가 정보화 지수가 세계 최상위권에 오른 것은 인터넷 이용자(세계 3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1위), 케이블TV 가입자(3위) 수의 꾸준한 증가 덕택이다. 특히 케이블TV 가입자 증가율은 전체 50개국 평균치인 8%보다 2배 가까운 15%에 달할 정도로 비약적인 확산 추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이런 몇 가지 정보화 수단의 급증 현상만 보며 만족해서는 안 될 일이다. 또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나 인터넷 이용자 수로 인해 세계 최상위권에 올라선 우리의 정보화 수준을 너무 자만해서도 곤란하다. 겉으로 드러난 지표상의 화려한 성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속 성장을 구가해 오던 우리나라 정보화 지표들이 최근 정체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는 등 IT 환경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IT코리아의 성장 가도를 견인했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증가율이 지난해 6.6%로 떨어질 정도로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무선 인터넷 가입자 수도 정체돼 있다.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급증하는 사이버 침해 탓이다.
‘안방까지 광통신을’이라는 야심찬 계획으로 정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물론이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4국의 추격도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될 사안이다. 정보화 드라이브를 통해 중국은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세계 통신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고, 이제 중국을 빼고는 통신 시장을 거론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쫓고 쫓기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여태 인터넷 등 정보 인프라가 게임이나 채팅용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나아가야 할 e비즈니스, e교육 등의 분야에선 세계 수준과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국가 정보화 지수는 곧 그 나라의 IT산업 경쟁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이고 우리 상품의 대외 인지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만큼 정보화가 제대로 추진될 때 관련 정보통신 산업 등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음도 무시 못할 대목이다.
우리는 오는 2007년까지 세계 최초로 지능 기반 사회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u코리아’ 만들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u코리아 전략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정보화·기술·산업 인프라가 효율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이번 국제 비교에서도 밝혀졌듯이 정보화의 전제 조건인 PC·TV 보급 대수, 이동전화 가입자 수 등 중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지표들의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보화를 가로막는 ‘정보화 역기능’ 해소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해킹, 개인정보 유출, 사이버 테러 등 정보화 시대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만 정부, 기업, 개인이 모두 마음 놓고 정보화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시론]AI와 함께 열어가는 의약품 신속 허가
-
2
[사설] 로봇기업 영세성 넘어야 피지컬AI 꽃핀다
-
3
[데스크라인]'K-보안'에 거는 기대
-
4
[ET톡] K-뷰티의 방주, 올리브영
-
5
[임성은의 정책과 혁신] 〈42〉교육감 선거제 개선, 민주당 주도의 입법권 행사의 적기
-
6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102〉주식폭등 시대, 월급쟁이 애상곡
-
7
[김태섭의 M&A인사이트] 〈18〉총은 줬다, 총알은 없다
-
8
[기고]AI 에이전트의 시대, BI는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
-
9
[기고] 전분야 마이데이터, 내 손 위의 정보가 나를 돕는 시대
-
10
[김동현의 AI 시대와 한국의 선택] 〈4〉0.1%의 핵심기술과 한국 AI의 생존 방정식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