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영웅 온라인 하진

‘영웅’은 정통 무협을 표방하는 온라인 게임이다. 유저와 유저가 결투를 벌이고 문파와 문파가 경쟁하는 강호다. 남자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는 무협 세계에 연약한 미모의 대학 새내기가 고군분투 중이다. 국내의 여러 온라인 게임을 섭렵하고 ‘영웅’의 매력에 푹 빠진 그녀를 더게임스에서 만나보았다.

“모든 게임은 한 가지씩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데 ‘영웅’은 타격에서 오는 시원한 느낌이 매력이에요. 그래서 다른 온라인 게임보다 ‘영웅’이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무협 온라인 게임 ‘영웅’에서 맹활약 중인 하진(19)양의 말이다. 하 양의 캐릭터 이름은 ‘희빈’, 외모만큼이나 이쁜 이름을 스스로 지었다. 그런데 그녀는 올해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이제 자유로운 대학생활을 시작한 05학번 새내기다. 일단 대학에 들어왔으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텐데 하 양은 게임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어떤 게임을 해봤냐는 질문에 ‘리니지’, ‘라그나로크’, ‘다크 에덴’ 등 막힘없이 줄줄이 꿴다. 중학교때부터 학원간다고 거짓말(!)하고 PC방에서 좋아하는 게임을 붙잡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자 하 양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MMORPG도 재밌지만 ‘테트리스’나 ‘고스톱’, ‘맞고’, ‘카트라이더’ 등 남들이 많이하고 소문 난 게임은 대부분 해봤어요. 클로즈 베타 테스터로 참여한 적도 많구요.”

친구들이 화장이나 패션, 미팅에 열을 올릴 때도 PC방에서 논다. 무척이나 게임을 좋아하는 눈치였다.

# 현실에서 ‘대학생’ 게임에서는 ‘자객’

하 양은 현재 ‘자객’을 키우고 있다. 실제 암살자를 육성하고 있는게 아니라 ‘영웅’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자객에 맞춰 키우고 있는 것이다. 레벨은 현재 35. 캐릭터를 한번 삭제하고 얼마전 다시 시작해 레벨이 높은 편은 아니다.

또 여러 명과 함께 다니며 사냥을 즐기는 타입도 아니기 때문에 레벨이 빨리 오르지 않는 편이다. 주로 예전부터 친했던 몇몇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하는 편이다. 그러나 조만간 문파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영웅’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온라인 게임은 길드나 문파에 소속돼야 작품의 깊은 곳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참 좋은 세상인것 같아요.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꿈꾸던 것을 할 수 있으니까요. 유저들이 매너만 좀 지키고 서로 조금씩만 존중해주면 훨씬 더 좋을텐데 안타까워요.”

하 양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매너’다. 온라인 게임은 그 익명성때문에 유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나쁜 짓을 저지르며 다닐 수 있다. 가장 쉬운 예가 욕설을 퍼붓는 것이다. 하 양도 그런 유저들로 인해 게임에 대한 정이 자주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마음을 접고 다시는 접속하지 않는 게임이 실제 있다고 속상해 했다.

# 게임계 진출이 목표

하 양은 ‘영웅’을 플레이하면서 운영자에게 아쉬웠던 점도 털어 놓았다. 무엇보다도 공지가 잘 됐으면 한다고. 온라인 게임은 서버가 자주 다운되고 패치도 수시로 이뤄지는데 이에 대한 공지가 늦거나 틀리다는 것. 한 번은 몇 시에 서버가 열린다는 공지를 보고 그 시간에 맞춰 PC방에 갔다가 6시간이나 빈둥빈중 놀았다며 아쉬워했다. 패치도 이미 다 실행하고 나서 뒤늦게 공지가 뜨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유저들은 게임 정보나 소식을 운영자가 알리는 공지에서 접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하 양은 자신이 현재 다니고 있는 과도 게임과 관련된 곳이라 졸업하고 나면 게임 분야로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게임 회사라면, 전 직원이 매일 밤 새고 컴퓨터만 두드리는 폐인들의 집합소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알고보면 매우 다양한 직종이 함께 있다. 하 양도 이를 알고 개발보다는 마케팅이나 홍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게임 회사에는 개발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좋아하는 게임을 실컷하면서 돈도 벌면 얼마나 좋을까요. 앞으로 게임쪽으로 진출해서 유명해지고 싶어요. 호호호.”

<김성진기자@전자신문,harang@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pit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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